시리아의 유명 무슬림 학자가 현지 이슬람 무장세력들에게 인질로 잡은 기독교인들을 석방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셰이크 모함마드 압델 하디 알 야쿠비(Sheikh Mohammad Abdel-Hady al-Yaaqubi)는 1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 소재한 세계기독교교회협외희(WCC) 본부인 에큐메니컬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촉구했다.
야쿠비는 시리아 정부에 반대하는 야당과 반군 세력을 지지하고 있는 이슬람 지도자들 중 한 명이다. 그는 이 날 아랍어로 발표한 성명을 통해서 "모든 이슬람 군사들은 부당하게 감금되어 있는 이들을 모두 즉시 석방하고, 특히 무고한 주교들과 수녀들을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특히 "이슬람 군사들의 기독교인 납치는 당황스러운 사태"라며 "이는 이슬람의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는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에게 존중심을 드러내야 한다. 어떤 종교인들도 굴욕과 납치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그는 강조했다.
시리아에서는 작년 4월 시리아정교회 지도자인 마르 요한나 그레고리오스 이브라힘 대주교와 그리스정교회 폴 야지기 대주교가 알레포 인근에서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한 이어 12월에도 가톨릭 교회의 수녀 12명이 납치됐다.
이외에도 많은 기독교인들이 내전으로 인해 정국이 불안한 상황 가운데, 이슬람 무장세력들에 의해서 납치되거나 살해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해 왔다. 야쿠비는 이 같은 사건들을 강력한 어조로 규탄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WCC가 최근 시리아 평화를 위해 열린 유엔 제네바 2 회담에 참석한 시리아 정부와 반군 양측에 보낸 화해 요청 메시지에 대한 응답으로 이뤄졌다.
한편, 제네바 2 회담은 두 번에 걸친 논의에도 불구하고 시리아의 사태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채 끝이 났다.
이 날 기자회견과 함께 이뤄진 시리아 야당 지도자들과의 만남에서 울라프 퓍세 트베이트 WCC 총무는 "제네바 회담에서 모든 당사자들의 목표는 무고한 사람들의 고통을 당장 멈추는 것이 되어야 한다"며, "관련된 모든 이들에게 이는 중대한 사안이다"고 강조했다.
회담에 앞서 유엔에 전달된 WCC의 성명은 "시리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무력충돌과 적대행위를 중단하도록 모두가 협력해 줄 것"과 "시리아를 재건하고 정의로운 평화를 건설하기 위한 절차를 마련해 줄 것"을 당부한 바 있다.
트베이트 총무는 이에 이 날도 야당 지도자들에게 시리아 국민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를 전하고, 시리아의 평화를 위해 기도했다.
트베이트 총무는 "우리는 시리아에서 정의로운 평화가 이뤄지길 소망하고 있다. WCC는 이 같은 비전에 헌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시리아의 평화를 위해서 종교 간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종교 지도자들로서 우리가 기적이란 것이 일어날 수 있고 평화가 있을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해야 한다. 우리가 아니면 이러한 일을 누가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트베이트 총무는 "우리는 시리아의 미래를 위해서 함께 일해야 하고, 또한 모든 사람들에게 동등한 권리와 안정, 민주주의와 자유, 종교와 표현의 자유를 위해서 일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