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은 14일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문제와 관련, "우리만이라도 약속을 지키자"며 단독으로라도 무공천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기어코 약속을 파기하고 현 제도를 고수한다면 민주당만이라도 공천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고문은 "민주당은 정당사상 최초로 전 당원 투표를 통해 압도적 결의로 정당공천 폐지를 당론으로 결정했다. 정치 쇄신의 의지를 보여준 쾌거였다"며 "그러나 최근 들어 과연 민주당의 의지가 확고한 것인지,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공약을 파기하고 박 대통령이 약속을 어기는 것으로 정치 불신은 더욱 커질 것이다. 그러나 이를 적극 저지하지 못한 민주당에 국민은 더 큰 좌절감을 느낄 것"이라며 "그럴 줄 알았다고 눈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방선거 불리와 핵심당원 탈당 등 공천폐지 부작용에 대해서도 "일리가 없지 않다. 정치는 현실이고 선거는 이겨야 하기 때문"이라면서도 "공천제 폐지야말로 기득권 포기의 핵심이다. 기득권을 버린다고 하면서 아무것도 손해 보지 않겠다는 것은 혁신하겠다는 자세가 아니다"고 말했다.
손 고문은 새누리당의 공천 유지 방침에 대해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이라며 "자신의 공약을 당이 뒤집고 있는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새누리당에 대해서도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황우여 대표의 7월 9일 발언에서 보듯 공천제 폐지가 당론임을 확인했다. 몇 달 앞서 4월에 치러진 재보궐 선거에서는 '국민과의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며 공천을 하지 않았다"며 "지난해 말부터 슬며시 입장이 바뀐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 문제는 박 대통령만이 풀 수 있다. 아니 박 대통령의 책임"이라며 "박 대통령이 결단해서 기초자치단체 공천 배제 공약을 준수할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