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안전지수가 국민에게 공개되고 우리나라 전체의 안전수준을 진단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국가안전지수'도 개발된다. 주민번호 개편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테스크포스(T/F)를 꾸려 대책 마련에 나선다. 지자체 파산제도가 도입되어 재정운영 책임성을 강화한다.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은 14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14년 업무추진계획'을 보고했다. 대책은 부처 명칭처럼 큰 틀에서 안전과 행정으로 나뉜다.
안전의 경우 여성과 어린이, 생명 보호를 위한 조치로 지역별 범죄·자살·화재·교통사고 등 9개 지표를 종합한 '지방자치단체 안전지수'가 국민들에게 공개된다. 안전지수는 5개 등급으로 구분되고 우수 혹은 미흡 지자체도 공개된다. 각 지역별로 범죄·안전사고 등이 얼마나 발생했는지, 재난이나 사고 예방을 위해 지자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등이 담길 예정이다.
또한 교통사고·범죄 등 생활 주변 안전정보를 알려주는 '생활안전지도'를 100여개 지자체로 확대키로 했다. 범죄예방 환경 조성, 급경사길 안전시설 보강 등 위험요소를 주민 주도로 개선하는 '안심마을'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안전위협 요인을 뿌리 뽑기 위한 노력도 추진된다. '귀 달린 CCTV'와 같은 지능형 관제서비스를 확대하고, 재난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 하는 '스마트 빅보드' 등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한 재난·안전관리를 확대한다.
전국 지자체의 안전수준이 객관적으로 드러나는 셈인데, 안행부는 각 지자체가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안전관리를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안심마을이나 CCTV 통합센터 구축 등 안전 취약부문 개선사업도 효율적으로 추진된다. 교통사고·범죄 등 생활 주변 안전정보를 알려주는 '생활안전지도'도 100여개 지자체로 확대한다. 특히 우리나라 전체의 안전수준을 진단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국가안전지수'도 개발된다.
◇어린이 안전사고 3년 내 선진국 수준으로
범죄에 악용되는 3대 대포물건(대포폰·통장·차량)을 근절하고, 금융기관용 신분증 진위확인 통합서비스도 확대한다. 대포통장 발생 현황을 분석해 금감원·금융위 등에 통보하고 대포폰은 통신3사 사용정지제도를 계속 추진하고 처벌근거규정을 마련하기로 했다. 대포차는 관련 기관과 정보공유 및 처벌규정을 강화해 등록 말소 등을 하기로 했다.
14세 이하 어린이 안전사고 발생을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 수준으로 줄인다. 2012년 기준 10만 명 당 4.33명이던 사망률을 올해 3명대로 낮추고 2017년에는 선진국 수준인 2명대로 줄이기로 했다.
또한 여성들의 안전을 위해 가스검침이나 택배 배달시 방문자의 사진을 미리 확인할 수 있게 하고, 원룸 건물별 담당경찰관도 지정한다. 무인 택배보관소를 늘리고 경찰의 '여성 안심 귀갓길' 서비스도 집 앞 골목길까지 확대한다.
지난해 초과 달성한 4대악(학교폭력·성폭력·가정폭력·불량식품) 감축 목표를 상향 조정해 관리하기로 했다. 올해 늘어나는 3500여명의 경찰 인력 대부분을 4대악 근절 등 민생분야에 집중 배치하는 등 전담수사체계도 강화한다.
화재현장 초기 대응을 강화해 생명과 재산을 잃는 일이 없도록 '골든타임제'를 도입한다. 현재 5분 내 화재현장 도착률이 58%인 것을 2017년에는 74%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밖에 민·관 합동 '재난원인조사단'을 운영하고 공사현장에서의 생명 보호장비(안전띠·안전모·안전조끼) 착용 의무화(3필착(必着))를 추진한다.
행정 분야의 경우 주민등록제도 개선 및 정보공개와 지자체 관리 강화 방안이 주요 축이다. 주민등록제도 개선의 경우 모든 방안을 검토 대상으로 해 방안을 마련한다. 대신 쉽게 결정할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철저한 분석을 통해 실효성과 현실성을 두루 갖춘 개인정보보호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불법으로 주민번호를 유출했을 경우 관계부처와 논의해 처벌을 강화하기로 했다.
주민등록번호 대체 수단에 대해서는 휴대폰 인증이나 공인인증서나 아이핀 등 좀 더 강화된 특별제도를 추진하고 주민등록증 발행번호를 활용하는 문제도 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전면 개편은 국민들의 거주지, 병역, 조세, 금융, 복지 등 다양한 정보로서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추진이 어려워 보인다.
유정복 안행부 장관은 "주민번호 전면 개편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이나 혼란과 불편이 우려되기 때문에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라며 "이 부분에 대해 심도 있는 검토를 통해 앞으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당장의 전면개편은 쉽지 않은 문제다"라고 말했다.
이외에 올해는 국민의 공개신청이 없더라도 중앙행정기관, 시·도, 시·군·구 등 137개 기관의 결재문서 원문 3억8000만건을 공개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교육청 등 348개 기관이, 2016년에는 공기업 등 117개 기관이 공개 대상이 된다.
이밖에 민간 파급효과가 큰 분야를 중심으로 2600여 종의 공공데이터를 추가 개방하고 공간·기상·특허 등 핵심 분야 공공데이터를 활용하는 유망기업 30곳을 선정해 스타기업으로 육성한다.
1만7000여개의 공공서비스를 농어민·임산부 등 정책고객별로 유형화해 통합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시스템을 통합·연계해 나갈 계획이다. 남양주 고용·복지센터'와 같이 일자리, 자활, 복지 등 여러 서비스를 한 곳에서 지원받는 '원스톱 서비스 제공 모델'도 하반기까지 전국으로 확대한다.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전자정부 수준도 향상시킨다. 기관별 시스템과 자료를 통합하는 클라우드 전환으로 칸막이 없는 자료 공유와 실시간 공동 작업이 가능해진다. 세종청사 출범에 따른 영상회의를 200여개 주요 회의의 50% 이상으로 늘리고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을 이용하는 모바일 업무시스템을 확대하기 위해 스마트워크센터를 추가 구축한다.
◇지자체 출자·출연기관 부채 통합관리
지자체의 경우 재정운용 책임을 강화하고 행정서비스 중단사태로 인한 주민피해를 막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파산제도'를 도입한다. 채무상환불이행과 같이 법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자치단체장의 잘못된 재정 운용을 막기 위한 조치다. 자치단체 지정 기준, 회생 방안 등은 연내 법제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대규모 재정지출이 필요할 경우 지방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평가할 예정이다.
지방공기업 및 출자·출연기관에 대한 경영관리도 강화한다. 그간 개별적으로 관리되어 온 지자체, 지방공기업, 출자·출연기관 부채를 지자체 부채로 통합 관리한다. 부채가 과다한 공기업은 '건전화대상'으로 지정해 부채 감축 상황을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지방공기업 임직원에 대한 과도한 복리후생도 개선하고 경영 평가 결과와 연계한 CEO 해임기준을 엄정하게 적용키로 했다.
한편 주민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지자체의 자율성과 권한이 대폭 확대된다. 지방행정기구 및 직급을 지역별 여건에 맞게 현실화한다. 인구 10만 이상 시군구의 부단체장 직급과 대규모 일반구의 구청장 직급을 조정하고, 지역 현안과 재정 여건에 따라 탄력적으로 인력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총액인건비제'를 없애고 '기준인건비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지방세 비과세·감면을 2012년 기준 21.8%에서 2017년 15%까지 줄이기로 했다. 이를 통해 지방재정을 확충하고 지역 부존자원 및 유치시설 등에 대한 과세근거를 마련해 재정자립도를 끌어올리기로 했다. 지자체장이 갖고 있던 의회 사무처 직원에 대한 인사권이 시·도 의회의장에게 주어진다.
지방경제 활력을 위해 동네 규제도 개선한다. 지자체별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기업 투자 환경을 비교·평가하는 '기업활력지수'를 개발하고, 지역별 규제현황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지방규제 지도정보서비스'도 제공한다.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제를 도입하고 디지털 광고물 규제를 완화하는 등 광고산업 활성화 방안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