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아이다호 주의 대법원이 레즈비언 커플의 자녀 입양을 허가해 논란이 되고 있다.
아이다호 주는 헌법으로 동성결혼을 금지하고 있는 보수적인 주이면서 여전히 소도미법(Sodomy law)을 명시해 놓고 있다. 동성 간 성관계를 금지하는 소도미법은 2003년 연방대법원의 판결에 의해 폐기되었지만 아이다호 주는 여전히 이 법을 삭제하지 않고 있다.
아이다호 주는 과거부터 개인의 입양에 특별한 제한을 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성인이라면 누구나 미성년자를 입양할 수 있었다. 그러나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주에서 결혼한 후 아이다호 주로 이주한 동성 커플들의 동성결혼 합법화 소송이 계속되고 있는 형편에서 이번 레즈비언 커플의 입양은 큰 논란이 됐다.
이번에 승소한 여성은 자신의 동성 배우자의 자녀를 입양하고자 한 것이다. 치안판사에게 이를 요청했다가 거부당하자 그녀는 항소했으며 결국 승소했다.
문제는 이 판결로 인해 동성 커플 관계에 있는 두 여성은 결혼한 부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12세, 15세 두 소년에 대한 공동 양육권을 가진 사실상의 법적 양육자가 되어 가정이 형성된 것이다. 이런 결과는 동성결혼 반대자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아이다호 주 대법원은 만장일치로 "성적 지향성이 입양에 관한 법적 판단의 기준이 될 수는 없다"고 판결했다. 특히 아이다호의 주법이 명시한 '성인이라면 누구라도 18세 이하의 미성년을 입양할 수 있다'는 조항은 '결혼한 성인'을 의미하지 않으며 이는 곧 결혼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동성 커플도 입양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본 것이다.
한편, 이번 판결은 향후 미국에서 동성커플들의 입양 소송들에 선례를 남길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