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후 하향세를 보이던 우리나라 상장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지난해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성장성에 '빨간불'이 켜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 경제를 이끌고 있는 매출액 1조원 이상 기업 148개사의 매출 감소가 전체 상장기업보다 더 컸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13일 비금융업 상장회사(1536개사)의 지난해 실적(1~3분기 누적)을 분석한 결과, 10개 경영지표 중 6개 지표에서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보다도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기업 매출액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에도 미약하게나마 증가세를 이어온 바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의 성장성을 나타내는 매출액증가율, 총자산증가율, 유형자산증가율 등 3개 지표가 각각 -0.10%, 3.04%, 2.42%로 모두 2009년보다 악화됐다.
특히 2009년에도 플러스였던 매출액증가율은 지난해 마이너스로 전환했으며, 매출액 1조원 이상 148개사(1조클럽)의 매출액증가율은 -0.48%로 더욱 부진했다.
수익성도 악화됐다.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잠시 반등했던 매출액영업이익률과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이후 3년간 저조한 성적을 이어갔다.
상장기업 전체의 이자보상배율은 2009년보다 개선됐지만, 이들 중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내지 못하는 취약기업의 수는 꾸준히 늘어나 작년에는 그 비중이 전체의 37.6%에 이르렀다.
상장기업의 안정성은 전반적으로 일정한 수준을 유지했다. 2009년에 비해 부채비율과 자기자본비율은 소폭 개선됐고 차입금의존도는 약간 높아졌으나, 분석 기간 중 뚜렷한 추세변화를 보이지는 않았다.
홍성일 전경련 금융조세팀장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다소 높아진 것과는 달리 기업 매출액은 마이너스 성장했다"며 "올해에도 내수부진, 신흥국 금융불안과 같은 대내·외 위협요인으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우리 경제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도록 경영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