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장보고과학기지가 12일 준공했다.
우리나라는 남극 대륙에서 2개 이상 상주기지를 보유한 10번째 국가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해양수산부는 동남극 테라노바灣(만)에 위치한 우리나라 두 번째 남극기지인 장보고과학기지가 착공 1년9개월만에 준공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날 준공식은 남극 현지시각 오전 10시(한국시각 오전 6시) 강창희 국회의장을 비롯해 문해남 해수부 해양정책실장, 김예동 극지연구소장, 미국·뉴질랜드·이태리 과학기지 대표 및 현지 건설단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장보고 과학기지 준공으로 우리나라는 1985년 11월16일 '한국남극관측탐험단' 17명이 24일간 남극 킹 조지섬을 처음으로 탐험한 이후 29년만에 남극에 2개 이상의 상설기지를 보유한 10번째 국가가 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동영상 축하 메시지를 통해 극한의 기상조건에도 불구하고 차질없이 기지를 건설해준 건설관계자들을 치하했다.
박 대통령은 "이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열 번째로 남극에 두 개의 상주기지를 보유한 나라가 되었고, 극지 연구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됐다"며 "불굴의 의지와 기술로 극한의 환경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2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과학기지를 준공해 낸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출범을 축하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지구상의 마지막 미개척지인 남극은 기후변화와 해양생태계의 비밀은 간직한 자연과학의 거대 실험장이자, 수산자원과 에너지자원등 막대한 자원을 보유한 기회의 대륙이다"며 "과학영토, 자원영토를 확장해 나가기 위해 우리가 반드시 개척해내야 할 핵심지역"이라고 강조했다.
준공식에서 2044년에 개봉할 타임갭슐도 매설했다. 장보고기지 월동대원을 위한 응원 메시지, 제1차 월동연구대 물품, '21C 장보고 주니어' 청소년의 다짐, 사진 등이 들어가 있다.
장보고 과학기지는 현지답사를 시작한 2006년부터 총 1047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건설됐다.
건축연면적 4458㎡에, 생활동, 연구동, 발전동 등 건물 16개동과 24개 관측장비와 부대설비를 갖추고, 최대 6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졌다.
영하 40도의 기온과 초속 65m의 강풍에도 견딜 수 있도록 항공기에 적용되는 유체역학적 디자인이 설계에 반영됐고, 태양광·풍력 에너지와 발전기 폐열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화석연료 절감형 친환경 기지로 지어졌다는 것이 특징이다.
기지 공사는 남극의 여름 기간을 최대한 이용해 1단계 공사는 2012년 12월부터 2013년 3월까지 본관동, 발전동, 정비동 등 주요건물의 기초공사와 철골설치 위주로 진행했고, 2단계 공사는 지난해 10월말부터 올해 3월까지 기지 외장공사 및 내부 설비공사 등 모든 공정을 완료하고 시운전을 수행하면 마무리된다.
건설단이 철수하는 3월부터는 지난 6일 기지에 도착한 제1차 월동연구대(연 15명)에 기지를 인계할 예정이다.
향후 남극 현지에 설치한 CCTV를 국내 종합상황실에 연결해 대원들의 야외활동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문해남 해수부 해양정책실장은 "장보고과학기지에서 남극연구사에 기록될 수 있는 국제적 연구성과를 선보여 국민과 함께 극지연구 선도국가로서의 자긍심을 느끼고 국제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도약을 기대한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세종과학기지에서 4500㎞ 떨어진 장보고과학기지는 가장 가까운 상설기지인 미국 맥머도 기지와 350㎞가 떨어져 있다.
한편 세종기지는 해양환경, 연안생태 등 연안기반 연구에, 장보고기지는 빙하, 운석, 오존층, 극한지 공학 등 대륙기반 연구에 집중해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극한지 플랜트, 장비, 로봇, 신소재 등 극한지 실용기술 개발을 위해 국내 산·학·연에 장보고과학기지를 테스트 베드로서 활용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