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AP/뉴시스】 북한에 15개월째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배준호)가 병원에서 다시 노동교화소로 이송된 것으로 최근 밝혀졌다.
7일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평양시 교외의 특별교화소에 수감 중인 배씨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그의 건강상태와 근황을 소개했다.
배씨는 지난달 20일 평양친선병원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후 곧바로 특별교화소로 다시 옮겨져 3주일째 이곳에서 수감돼 생활 중이다.
배씨는 조선신보와의 인터뷰에서 "(교도소에서) 지금 하루 8시간, 주 6일 노동한다"고 밝혔다.
작년 4월30일 15년의 노동교화형을 받고 5월14일 특별교화소에 수감됐던 배씨는 건강악화로 같은 해 8월5일부터 외국인 전용병원인 평양친선병원에서 지난달 20일까지 5개월 남짓 입원치료를 받았다.
이 가운데 미국 정부는 7일(현지시간) 케네스 배가 최근 병원에서 노동교화소로 이송된 데 대해 우려를 표하며 석방을 호소했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 정부는 여전히 케네스 배의 건강을 염려하고 있다"며 "인도적인 측면에서 특별 사면과 즉각적인 석방을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사키 대변인은 "배씨의 석방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며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를 북한에 보낼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킹 특사는 이르면 10일, 늦어도 이달 안에 북한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미국 정부는 배씨의 석방 문제에 큰 관심을 보여 왔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28일 배씨의 친지들을 접견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6일 열린 조찬 기도회 연설에서 배씨의 석방을 위해 자신의 권한 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북한이 지난달 배씨를 다시 교도소에 수감하고 조선신보를 내세워 근황과 건강상태까지 소개한 것이 미국 정부를 자극해 대화의 돌파구를 열기 위한 협상카드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지난달 북한 정부가 배씨의 기자회견을 열었을 때만 해도 일부에서 석방 수순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