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스키 하프파이프(freestyle ski halfpipe)에 출전하는 박희진 선수

국내 여성1호 프리스타일 스키어 박희진 선수(35)가 소치에서 겂없는 반란을 꿈꾼다.

생소하고도 거친 이 종목에 우리나라 35세 여성이 출사표를 던졌다. 화제의 주인공은 박희진 선수는 회원수 100여 명 규모의 마포구스키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다.

그가 출전하는 올림픽 종목은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freestyle ski halfpipe). 일반인들에게는 퍽 생소하다. 이 종목은 설상 종목 중 가장 역동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소치올림픽에서 처음 정식종목이 됐다.

'설원의 곡예'로 불리는 프리스타일 스키는 1930년대 알파인 스키와 크로스컨트리 선수들이 훈련을 하던 중 자신들이 개발한 묘기를 서로 보여주기 시작한 것에서 비롯됐다.

1966년 뉴햄프셔에서 처음으로 대회가 열리며 신세대들의 스포츠로 자리매김한 프리스타일 스키는 1986년에 이르러서야 첫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렸다. 2년 뒤인 1988년 캘거리동계올림픽에서 시범종목으로 포함됐다.

모굴 스키로 시작한 프리스타일 스키는 이후 에어리얼과 스키크로스, 스키 하프파이프, 스키 슬로프스타일이 차례로 합류하면서 총 5가지 세부 종목으로 늘었다.

이번에 소치올림픽에서 첫 선을 보이는 스키 하프파이프는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와 비슷하다. 스키어는 파이프를 반으로 자른 모양의 반원통형 슬로프를 타고 내려오면서 양쪽 벽을 오가며 공중회전과 점프, 비틀기 등의 기술을 선보인다.

박희진 선수는 스키 하프파이프 종목에 출전, 파이프를 반으로 자른 듯한 U자형 슬로프에서 아슬아슬한 공중묘기를 보여준다.

알파인스키로 스키에 입문한 그는 각종 아마추어 대회에서 1∼3등을 휩쓸었고 6년 전 공식 협찬사가 생겨 프로로 데뷔했다.

박희진 선수는 단순히 속도감을 즐기는 알파인스키에 지루해질 때쯤 우연히 프리스타일 스키를 타는 친구들을 만나 이 종목의 매력에 빠졌고, 결국 서른 다섯의 나이에 동계올림픽 국가대표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는 "스피드 게임인 알파인스키가 강한 체력과 장신인 서양인에게 유리하다면 프리스타일 스키는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시아인들에게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종목"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원래 그의 본업은 스키가 아니라 그래픽 디자이너다. 홍대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지금은 마포구 서교동에서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또 1998년 홍대에 입학하면서 마포구에 적을 두기 시작해 마포구 서교동에 거주하는 마포구민이다.

5일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박희진 선수에게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마포구청으로 초청했다.

이 자리에서 박 구청장은 박희진 선수 '35세'라는 늦은 나이임에도 불모지와 같은 설상분야의 도전한다는 것에 높히 평가했다.

박 구청장은 "4년 뒤 평창올림픽을 치르는 우리나라는 빙상 뿐 아니라 설상과 썰매 등에서도 골고루 성과를 내야하지 않겠냐"며 "이번 올림픽에 출전해 스키어를 꿈꾸는 어린 선수들에 새로운 희망을 전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마포구는 마포구스키연합회의 마포구연합회장배 스키대회 개최 시, 예산 및 행정 지원을 해준다.

이번 소치올림픽에 우리나라 스키 국가대표 선수들은 알파인스키 5명, 스키점프 4명, 크로스컨트리 2명, 스노보드 4명, 프리스타일 5명 등이 출전한다.

박씨는 "우연히 김연아 선수와 같은 날 경기를 하게 됐다"며 "메달을 받지 못하더라도 많이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씨의 이번 목표는 총 12명이 명단을 올리는 결승전 진출이다. 그의 경기는 20일 한국시간으로 오후 11시에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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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진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