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개선이 획기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한 한국교회의 공식적 대북교류 및 지원은 상당한 제약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사랑의 실천행위는 현존의 선교로서 계속돼야 합니다. 사랑의 실천행위 속에 곧 복음의 메시지가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전세계에서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가 가장 심한 북한 복음화를 위해 한국교회의 선교전략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한국오픈도어선교회는 "한국교회의 대북교류 전망이 극도로 어렵지만 공신력 있는 전문 선교기구를 통해 지원을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최근 강조했다. 북한은 오픈도어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박해순위(WWL)에서 12년째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약 5~7만 명의 기독교인들이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선교회는 "다행히 현 정부가 정부차원의 남북관계와 민간차원의 합당한 대북교류와의 분리 정책을 펼치고 있어 교회의 지속적인 교류 및 지원의 문이 열려있다"며 "대북지원 시 대도시의 특권층 및 핵심계층이 아니라 정말 도움이 필요한 일반 주민들에게 직접 혜택을 줄 수 있는 물품 및 프로그램 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형병원보다 군소병원, 보건소를 지원하고, 결핵약, 포도당, 링겔병, 의료고무줄 등 기초적인 의약품 및 의료기구들을 공급하는 것도 지혜"라고 말했다.
선교회는 또 한국교회가 북한 정부가 계획하는 경제건설 및 교육분야에서 주민들이 실제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물품 및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한 번에 대규모로 지원하기보다 여러 지역, 다양한 계층을 위해 소규모로 여러 차례 나눠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아, 산모, 노약자, 청소년, 고아, 환자 등 취약계층을 위한 유아식, 청소년 비타민, 연필, 석탄 등을 지원하거나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닌 물고기를 잡는' 프로그램 및 자원 개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교회는 남북관계의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이미 전략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국제적인 전문 NGO 기구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도 한국교회에 필요한 자세라고 거듭 강조했다. "하나님 나라를 위해 서로 협력하는 차원에서 남북관계 긴장으로 대북프로그램이 중단될 경우 국제NGO를 통해 지원하는 전략을 택해야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지원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수 있고, 모금 재정의 투명성 확보 등을 배우며 성숙한 사역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교회나 기독교 기구의 정체성을 확실히 하여 무슨 일이든지 신앙과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실시해야 할 것"이라며 "북한 정부도 우리의 신앙 정체성을 숨기는 것을 오히려 이상히 여기며, 이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오픈도어는 중국의 10만 이상의 북한 주민들과 월경자들에 대한 선교 정책도 제안했다. 우선 3만 이상의 탈북 여성들을 위해서는 생존권, 종교 자유 등 기본인권을 보장하는 등 전인적이고 총체적 선교정책을 펼쳐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는 중국 정부를 설득해 이들이 강제 북송되지 않도록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고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하며 △한국교회 차원에서는 경제적 도움뿐 아니라 복음을 통해 영혼을 구원하고 인성의 변화를 위한 상담, 치유 사역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중국에서 태어난 후 버려진 최소 3만 이상의 북한 고아들을 위해서는 학교교육 및 신앙교육을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선교회는 말했다. 선교회는 "현재 이 사역에 종사하는 선교사가 많지 않다"며 "북한 고아 사역은 중국 현지 교인들과의 협력이 필수"라고 밝혔다. 불안정한 신분 때문에 일을 해도 월급을 받지 못하는 중국 전역의 탈북자들을 위해서는 신변 보호와 생활 안정, 신앙 성장을 위해 한국교회의 지원이 필요하다.
생존을 위해 국경을 넘은 뒤 북한으로 돌아가는 수 천 명의 월경자를 위해서는 국경지역의 조선족교회나 한족교회와 연계하여 구제하고, 복음을 전하며 북한으로 안전하게 귀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수적이다. 선교회는 "이들 중 신앙인이 되어 북한으로 귀환하면 북한 내지에서 신앙 활동을 지속하며, 훈련을 위해 주기적으로 중국에 나오기도 한다"며 "특히 월경자들 중 10대 초반의 아이들인 꽃제비들이 생존하고 안전하게 귀환할 수 있도록 전문 선교기구를 통해 사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인척 방문으로 나오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서도 검증된 사람들을 복음으로 양육하고 생활 안정을 돕는 전인 사역이 필요하다. 선교회는 "한국교회가 선교 중국을 위해 기도하고 헌신하는 중국교회로 하여금 중국 내 탈북자 및 월경자들을 도울 수 있도록 협력 및 공동사역 프로그램 개발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북한 내부 상황에 따라 부침이 심한 북한 내지교인들을 돕는 사역은 문서 보급, 생활 지원, 전자기재 및 라디오 보급, 방송 신학교, 지도자 훈련 등과 같이 종합적이고 전인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선교회는 "이에 따라 내지교인들은 각자 자신들의 교회 배경 가운데 북한 복음화를 위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들을 돕는 현장 일꾼들은 철저하게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북한교인들을 섬기는 사역을 희생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며 이 사역 역시 공신력 있는 전문선교기구를 통해 수행돼야 한다고 선교회는 강조했다.
한국에 정착한 2만5천 명의 탈북자를 위한 사역에 대해서는 "한국교회가 이미 상당한 연륜을 갖고 시행착오를 계속 줄여나가고 있다"고 오픈도어는 평가했다. 현재 한국 내 탈북자들을 위한 사역은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북한 새터민 예배가 별도로 조직돼 새터민 사역자가 북한인을 돌보거나, 목회 안수를 받은 새터민 사역자가 교회를 개척해 북한인들을 자체적으로 돌보는 경우 등이 있다. 선교회는 "특히 새터민 사역자가 개척한 교회는 재정이 자립할 때까지 한국교회의 지원이 절실하다"며 "북한선교현장에서 실질적 경험이 전무한 사람들이 북한 새터민 사역자 조직을 마치 본인들이 대변하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소수의 독지가 및 북한선교 사명을 가진 전문사역자들의 희생과 지원에 의존하는 북한청소년 대안학교, 새터민 재활을 위한 각종 도우미 프로그램, 직업학교, 일자리 창출프로그램을 위해서도 한국교회의 적극적인 지원이 요청되고 있다.
미국 및 유럽에 정착한 3천여 명의 탈북자들을 위한 선교사역에 대해 오픈도어는 ▲현지 한인교회가 북한 주민 사역에 관심을 갖고 각종 도우미 프로그램과 전문 사역자 개발 및 지원, 북한인 위한 별도 회중예배 프로그램 실시 ▲새터민 목사·선교사 등 북한선교에 사명을 가진 전문사역자가 한국교회의 지원을 받아 현지 정착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역 수행 ▲현지 복음주의교회지도자들과 연계해 북한 실상과 탈북자 형편을 알리는 세미나 등을 열고 현지 북한인들을 신앙으로 돌보고 안정된 생활 정착을 돕는 멘토와 코칭 역할을 수행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선교회는 "궁극적으로는 북한인들이 스스로 다른 북한인들을 돕는 북한교회 공동체 모임을 조직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