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45) 축구대표팀 감독이 멕시코전 완패를 인정했다.
홍명보(45)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30일 오전 11시(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알라모돔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평가전에서 0-4로 졌다.
지난 26일 코스타리카전(1-0 승)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챙긴 대표팀은 이어진 멕시코전에서 상승세를 잇지 못한 채 공·수 양면에서 문제점을 노출했다.
경기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홍 감독은 "상대 전술이나 경기 운영 방법 등을 고려해 많은 준비를 했다"며 "우리가 볼을 빼앗았을 때 어느 지역으로 공격을 해야 하는지, 수비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전체적으로 신경 썼다"고 말해 멕시코전을 앞두고 많은 준비를 해왔음을 밝혔다.
결과는 참혹했다. 한국은 믿었던 수비라인 마저 붕괴되며 4실점을 했다.
홍 감독은 "코스타리카와는 수준이 다른 상대였지만 우리도 전반 25분까지는 경기력이 괜찮았다"며 "전반 중반에 두 번 정도의 득점 찬스가 있었는데 골을 넣지 못했다. 뒤이어 전반 36분께 실점을 했고 이후부터 우리 선수들의 집중력과 전술 소화 능력이 급격히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오늘 두 번째 실점 장면이 가장 아쉬웠다. 전반 종료를 1분 정도 밖에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에게 세트피스 기회를 내줬다"면서 "선수들이 세트피스 상황에서 각자 무엇을 해야 할지를 정확히 인지하고 있어야 하는데 그것을 못한 것 같다. 상대의 실력도 우리보다 한 수 위였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브라질에서 미국으로 이어지는 장거리 이동을 하며 컨디션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게다가 각 지역의 온도 차로 인해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홍 감독은 이러한 환경적 요인들을 패인과 연결 짓지 않았다.
홍 감독은 "선수들이 피곤한 것은 잘 알고 있다.그러나이런 것들이 오늘 완패의 원인은 될 수 없다"며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우리는 (월드컵을 위해)이런 것들을 이겨내야 한다. 그것이 이번 전지훈련의 목표"라고 전했다.
이날 패배로 인해 선수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졌다. 홍 감독은 결과를 인정하고 앞으로 더욱 분발하라며 선수들을 다독였다.
홍 감독은 "오늘 패배에 대해선 분명 반성을 하고 많은 것들을 느껴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선수들이 오늘 일을 충격적으로 받아들이진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K리그 선수들은 국내에서 이런 경험을 해볼 수 없다. 값진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실망감은 잊고 남은 훈련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 더 좋은 모습 보여주길 바란다. 그게 선수들이 해야 할 역할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