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적인 언론과의 인터뷰로 물의 일으킨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가 중화권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를 맞아 보낸 축하 메시지를 중국 정부가 교모한 언어를 이용해 거부 의사를 밝혔다.

24일 중국 외교부 친강(秦剛)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일본이 진정 중·일 관계를 개선하려면 성의있는 태도로 실질적인 행동으로 하길 기대한다"며 "중요한 책임을 회피하고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에만 집중하고 말과 행동을 따로 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화권에 설인사를 보낸 아베 총리를 에둘러 비판하는 친강 중국 대변인의 기자회견장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친 대변인은 '현애륵마(悬崖勒马,马上认错,马上就改. 말이 낭떠러지에 이르러서야 정신을 차리면 늦다. 마상에서서 미리 잘못을 인식하고 고쳐야 화를 면한다는 뜻) 라는 말로 우경화 행보를 멈추는 것이 더 바람직한 행보라는 표현으로 아베의 행동을 에둘러 비판했다.
·
전날 아베 총리는 일본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에게 춘제 축하인사 형식의 글을 일부 중국어 매체에 기고했다.

아베 총리는 기고문에서 "일본은 전후 68년간 오로지 평화의 길로 매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 자세를 관철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적극적 평화주의의 관점에서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개별 문제가 있어도 양국 관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제어하는 '전략적 호혜 관계'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면서 "정상 수준을 포함한 다양한 수준에서 대화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며 내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밖에 친 대변인은 아베 총리가 중일 관계를 제1차 세계대전 이전 영국·독일 관계에 비유한 데 대해 재차 비판했다.

그는 "아베 정부의 최근 행보는 일본이 2차대전 결과 및 전후 국제질서를 부정하려고 하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면서 이는 매우 위험한 것으로 아시아 이웃국과 국제사회의 주목과 경계를 받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그는 "한국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일본 지도자의 이 같은 행보를 단순히 양자 간의 관계 문제가 아닌 지역 및 세계평화와 연관되는 중요한 문제를 봐야 한다"며 "반파시즘 전쟁으로 어렵게 이뤄진 국제질서를 유지하고, 전쟁의 비극이 재현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아베중화권인사 #친강은현애륵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