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종교개혁기념비를 보면 여기 네 사람이 나왔는데 칼빈이 키가 제일 크다. 실제로 키가 컸는지는 모르겠지만 남아 있는 칼빈의 초상화들을 보면 칼빈은 항상 굉장히 마른 사람으로 나온다. 마른 사람으로 나오면 너무 엄격해 보이지만 이 초상화는 칼빈의 남겨진 초상화 중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초상화가이다. 여러 초상화가 있는데 이 초상화에서 보면 젊어서 그런지 좀 통통하고 훨씬 더 인자해 보인다.
종교개혁기념비를 보면 첫 번째 사람은 칼빈보다도 먼저 이 도시에 들어와서 선교하고 있었던 프랑스계 파렐이란 목사다. 두 번째는 칼빈이고 세 번째 사람은 칼빈을 이어 받았던 칼빈의 후계자 테오도르 베자 목사다. 베자 목사는 제네바대학교의 전신인 제네바아카데미의 첫 번째 교장을 했던 사람이다. 그 다음에 마지막 사람은 제네바에서 목회했던 분은 사실은 아니다. 당시 종교개혁자중의 한 사람인데 누구일까?
칼빈이 전성기로 활동할 때 루터는 죽는다. 루터가 훨씬 앞선다. 힌트를 드리자면 유럽이 대륙만 있는 게 아니다. 유럽이라고 하면 대륙 유럽인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헝가리, 폴란드 등이 있지만 대륙에서 떨어진 데가 있다. 영국이 바로 그곳인데 영국의 유명한 종교개혁가다. 16세기로 하면 더 정확하게는 스코틀랜드다. 마지막 사람은 스코틀랜드의 그 유명한 존 낙스이다.
존 낙스가 스코틀랜드 사람으로, 스코틀랜드 장로교를 시작한 사람이다. 근데 이 스코틀랜드 장로교를 시작할 직전에 그 당시 메리 왕이, 영국의 블러드 메리와 다른 메리이다. 헨리 8세의 자매가 되는 그 메리이다. (당시에 메리라는 이름이 굉장히 많아서 헷갈리는데) 스코틀랜드에 메리 여왕이 있는데, 그 메리 여왕이 지독한 가톨릭이었다. 그래서 낙스가 아주 핍박을 많이 받아서 할 수 없이 망명을 온다. 이 사람이 여기 저기 가면서 제네바를 꼭 오고 싶어했다. 그래서 제네바에서 칼빈의 전성기때 낙스가 머물렀다. 그래서 칼빈이 한 것을 배워서 스코틀랜드로 가서 스코틀랜드 장로교를 시작하는 것인데 스코틀랜드 장로교회 가면 칼빈의 교회보다도 조금 더 지독하게 장로교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사람이 왜 여기 있을만하냐면 그걸 잘 배워가서 스코틀랜드에서 장로교를 너무 잘 했기 때문에도 그렇고 이 사람이 제네바에 대해서 극찬을 했다. "제네바야 말로 그리스도의 완벽한 학교이다" 그렇게 말했다. 칼빈이 목회를 해서 그게 너무 성공적으로 됐을 때 본 것이다. 그렇게 좋은 말을 해줬으니 여기 안 들어갈 수가 없다.
칼빈이 한 제네바 목회를 보게 되면 여기에 굉장히 많은 이주자들이 들어온다. 이태리에서, 헝가리에서, 스페인에서, 독일에서, 폴란드에서 당연히 영국에서도 오게 되면서 이 많은 사람들에게 선교를 했다. 지금 우리가 이주자들,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선교를 많이 하고 있는 것과 굉장히 비슷한 맥락이 있다. (제네바에 들어온 이들은)종교난민들이긴 하지만.
이렇게 하면서 제네바에 인구도 확장되고 난민들 가운데 기술자가 많이 들어왔다. 그래서 지금도 제네바 그러면 여러 가지 다양한 시계를 만든다든가 하는 세공업이 유명하다. 은행, 금융업 이런 것도 아주 유명하고 국제회의 이런 것도 유명하다. 이런 것들이 16세기에 기원들을 갖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만 하나 보더라도 16세기 종교개혁자들이 선교적이지 않다고 얘기하는 것은 굉장히 잘못된 견해이다. 16세기 종교개혁자들은 충분히 선교적이었다 그렇게 얘기할 수 있다.
제가 칼빈의 기도문 하나를 읽어드리겠다. 칼빈이 이런 기도를 한다. 칼빈의 기도문 중에는 이런 기도가 굉장히 많다. 그 중에 하나이다.
오 가장 은혜로우신 하나님, 가장 자비로우신 아버지!
세상 모든 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위하여 이제 우리가 당신께 기도드립니다. 당신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을 통하여 온 세상의 구세주로 인정받으시는 것이 당신의 뜻이므로 아직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에서 멀리 있어서 어두움 속에 거하며 잘못과 무지에 포로 상태에 있는 이들에게 성령의 조명하심과 당신의 복음에 대한 설교로 구원의 바른 길 즉 당신이 참 하나님이신 것과 당신이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알게 되도록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당신의 은혜로 이미 찾아가 주시고 당신의 말씀의 지식으로 빛을 찾은 이들은 매일매일 선하게 자라 가게 하시며 당신의 영적인 축복으로 풍성해지게 하여 주소서.
그리하여 우리 모두 다 함께 한 마음과 한 목소리로 당신께 예배드리고 당신의 그리스도, 우리의 주인, 왕이시며 율법을 주신 자에게 영광과 존귀를 드리게 하여 주소서.
■ 이정숙 교수는...
이화여자대학교(B.A.)를 졸업하고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M.Div.), Drew University에서 수학했다. 이 교수는 Princeton Theological Seminary(Ph.D.)박사학위를 받고 현재는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으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