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절부터 서해 5개섬을 포함해 모든 적대행위를 전면 중단하자는 제안의 실천적 행동을 먼저 보여주겠다."
북한이 지난 16일 국방위원회 명의의 '중대제안'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기자회견을 UN본부에서 가졌다. 신선호 유엔 주재 북한 대사는 24일(미동부시간)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실천적 조치 등 3개항 제안을 받아들일 것을 주장하며 "제안의 실현을 위해 우리는 실천적인 행동을 먼저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선호 대사는 미리 준비한 회견문을 통해 "오늘 회견은 지난 16일 발표한 국방위원회의 중대제안과 관련한 우리의 원칙적 입장에 대해 언급하려 한다"고 운을 떼었다. 신대사는 ▲ 남북관계개선 분위기 마련 ▲ 모든 군사적 적대행위 전면중지 ▲ 한반도 핵재난을 막기 위한 실제적 조치 등 3개항을 강조했다.
그는 "올해가 상호 비방과 모든 형태의 심리전을 중지하기로 한 '6.4합의' 10돐이 되는 해로 민족앞에 서약한 합의를 존중한다면 (남한이) 우리의 제의를 받아들이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월말 시작되는 키리졸브 등 한미군사합동훈련부터 중단하는 정책적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과의 군사훈련이 버릴 수 없는 소중한 것이라면 그것을 조선반도의 영토와 영해 영공을 멀리 벗어난 한적한 곳이나 미국에 건너가 벌려 놓으라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한반도 비핵화는 민족의 공동목표라고 전제하면서도 "우리 핵무력은 미국의 핵위협과 공갈을 종식시키고 세계의 비핵화까지 내다본 민족공동의 보검이며 가장 정당한 자위적인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신선호 대사는 이날 '남북관계를 화해의 분위기로 몰아가기 위한 인내성있는 노력'의 증거로 지난 16일의 '중대 제안'의 발표 주체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주관하던 것을 이번에는 국가최고기관인 국방위원회에서 한 것은 그 어떤 압력을 가하자는 것이 아니라 남조선이 심중하게 받아들이고 북남관계 개선을 위한 진정한 태도를 보이게 하자는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이날 회견은 오전 11시 5분경 UN 브리핑룸에서 신선호 대사와 김영성 참사, 김은철 2등서기관이 배석한 가운데 시작됐다. 신선호 대사는 미리 준비한 영문 원고를 15분 가량 읽은 후 CNN 기자 등 세명의 질문을 받았으나 일문일답이 아니라 한꺼번에 뭉뚱그려 원칙적인 입장만을 밝혔다.
신선호 대사는 "여러분의 질문은 오늘 발표한 회견문과 조선중앙통신을 통한 발표들을 종합하면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남기며 영문과 한글 회견문을 배포한 후 몰려든 기자들의 추가 질문에 응하지 않고 사라졌다.
회견문 제목은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이룩하려는 것은 우리 군대와 인민의 변함없는 립장'이라는 두줄 제목과 함께 '2014년 1월 16일 발표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중대제안과 관련한 유엔주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상임대표의 기자회견 발언문'이라는 중간 제목이 달려 있었다.
이날 회견은 24일 국방위원회 이름으로 남한에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지난 16일 내놓은 '중대제안'이 위장평화공세가 아니라고 밝힌 조선중앙통신의 보도와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전격 제의한데 이어 열려 많은 미디어의 주목을 받았으나 6자회담 등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으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데 그쳤다.
다만 "설 명절을 기해 실천적인 행동을 먼저 보일 것"을 강조함에 따라 이산가족 상봉제안에 이은 어떤 구체적인 조치가 뒤따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