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LTE(롱텀에볼루션) 속도경쟁과 주파수 경매로 한 해를 보냈던 이통3사가 올해는 빨라진 속도를 이용할 수 있는 상품 서비스와 광대역 LTE-A 망구축, 상호 접속료 등으로 바쁜 한 해를 보낼 전망이다.
기본적으로 이들 3사는 무선 통신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IPTV, 솔루션, 헬스케어, 콘텐츠, 에너지, 금융, 사물인터넷 등 탈통신 사업의 외형 확대에도 힘을 쏟을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올해 빨라진 무선 통신 속도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 서비스 개발을 마치고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통과와 맞물려 요금제 3개월 의무 유지 등이 사라지게 되면서 이통사들이 경쟁사로의 이탈을 막고 타사로부터 가입자를 뺏어올 수 있는 상품 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통사 수익구조 '데이터' 활용 상품 나올 듯
지난해 9월 SK텔레콤은는 월 9000원만 내면 하루 2GB(기가바이트)씩 월 최대 62GB까지 쓸 수 있는 'T모바일라이프팩'을 내놨다. LG유플러스도 이와 비슷한 '100% LTE 데이터팩'을 선보였다. KT도 데이터 2배 프로모션을 통해 기본 제공량을 2배 늘려줘 큰 호응을 얻었다.
이처럼 이통3사는 고객들이 합리적인 비용으로 동영상, 인터넷, 음악, 만화 등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데이터 특화 요금제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 해 LTE, LTE-A, 광대역 LTE 등 이통3사들이 속도 경쟁에 주력했다"면서 "올해는 이통3사들이 빨라진 속도를 이용해 더 많은 데이터를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쓸 수 있는 새로운 데이터 요금제나 초고화질(UHD) 영상 서비스, 원음에 가까운 고품질 음원(HQS) 서비스를 더욱 활용할 수 있는 부가 서비스 개발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도 "올해 3~4월에 서울과 수도권에 광대역 LTE 망 구축을 완료하고 6~7월에 전국망 구축을 완료하면 이 시기에 맞게 새로운 요금제 상품 서비스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면서 "네트워크 망 구축 경쟁과 더불어 서비스 경쟁 또한 올해 이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오는 7월께 이통3사가 광대역 LTE 전국망을 구축하면 이를 활용한 '광대역 LTE-A'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광대역 주파수의 폭인 20㎒와 기존 10㎒ 대역을 CA(주파수집성기술)로 묶는 '광대역 LTE-A' 구축 작업을 완료하면 200Mbps 수준의 다운로드 속도가 가능해진다.
이들 이통3사는 이같은 네트워크 망 구축을 위해 올해 인프라 구축 등의 투자 비용으로 KT 3조5000억원, SK텔레콤은 2조1000억원, LG유플러스는 2조원 등 총 7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쏟아 부을 예정이다.
◇주파수 경매에 이은 '상호접속료' 전쟁 예고
또 올해 연말에는 지난해 주파수경매에 버금가는 '돈의 전쟁'인 연간 2조5000억원 수준의 접속료 협상도 이뤄질 전망이다. 이통사들은 접속료 1원에 따라 수천억 원의 수익이 좌우되기 때문에 주파수 경매와 같이 치열한 전략 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접속료는 통신 가입자들이 서로에게 전화를 걸 때 발생하는 통신사간 정산요금이다. 정부는 통신설비 원가와 변화하는 시장환경, 경쟁상황 등을 고려해 차등적인 접속료를 명시한 상호접속기준 고시를 2년 주기로 개정해 왔다.
2012년 개정된 현행 기준의 경우 SK텔레콤 가입자가 LG유플러스 가입자에게 휴대폰을 걸 경우 SK텔레콤이 LG유플러스에 27.04원을 지불해야한다. 반대의 경우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에 26.27원을 지불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올해는 이통사가 음성무제한요금제와 데이터 기반의 VoLTE 통화를 도입하면서 접속료 체계도 음성이 아닌 데이터 기반의 접속료 체계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이와 더불어 올해 역시 이통3사의 마케팅 전쟁은 여전히 '진행형'이 될 전망이다. 광대역 LTE 서비스 본격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등 다양한 변수에 맞춰 이통사의 마케팅 비용도 크게 늘어나거나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3사들이 단말기유통법이 통과되면 더 이상 보조금을 통해 가입자를 유치할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에 100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받았음에도 연초부터 보조금을 과도하게 투입하고 있다"면서 "한동안 단말기 유통법이 통과되기 전까지는 보조금 전쟁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