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홍재철 목사)를 탈퇴한 대한예수교 장로회 합동(예장합동·총회장 안명환 목사) 총회가 보수신학을 추구하는 새로운 연합단체를 추진할 전망이다.
예장합동은 6일 오전 대치동 총회회관에서 2014년 신년하례예배를 드린 가운데 몇몇 증경총회장들은 한기총을 비롯한 교회 연합사업에 대한 언급이 있어 관심을 모았다.
증경총회장인 김준규 목사는 축사를 통해 "한국교회가 대단히 어지럽다"고 언급하고, "특별히 연합사업과 연합회들이 혼란과 무질서 속에 자기 기능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예장합동 총회가 장자교단으로써 주도적인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면서 "기독교를 대표하는 건전하고 전통적인 새로운 연합기관이 앞으로 태동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증경총회장 김동권 목사 역시 축사에서 "96회 총회 실행위에서 할 수 없는 인물을 모 연합단체 대표회장으로 추천했는데, 그 일로 인해서 오늘 그 단체가 어떻게 됐나?"고 되묻고 "그로 말미암아 교단 위상이 추락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증경총회장 서기행 목사는 아예 대놓고 "이단 침투를 방지하고자 한기총을 탈퇴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언급하기까지 했다.
오후에 열린 임원회에서는 '한국개혁주의연합을 위한 연합사업 모색 건'이 상정돼 이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이 건에 대해 총회 관계자는 "구체적인 것은 없지만, 연합사업에 대한 방안을 이리저리 모색해 실행위와 총회에 내놓자고 논의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이 건이 구체적으로 제3기구를 설립하자 말자의 논의가 아니라 그것까지 포함하는 폭 넓은 것이었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황규철 목사(예장합동 총회 총무)의 말은 달랐다. 그는 일전 예장고신 및 예장합신 총회의 전, 현직 총무들과 한기총 외 제3의 보수연합체인 (가칭)기독교한국교회총연합회(이하 기한총) 출범을 위한 준비 모임을 가졌고, 이것이 언론에 보도 된바 있다. 황 총무는 임원회의 결정을 기한총 허락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준비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예장합동 총무 황규철 목사는 기한총 출범에 대해 "한기총은 신학을 지키자는 보수적인 입장이 있었는데, 그 목적을 상실한 점이 많다"고 지적하고, "이미 한기총에서 한국교회연합(이하 한교연)이 분리될 당시, 총회 실행위에서 보수연합을 결성하자는 건이 허락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기한총 준비 모임이 공신력 있는 조직이나 구성원들의 합의로 이뤄진 것은 아니며 즉흥적인 것이었다고 이야기 했다.
황 총무는 또 최근의 한기총 사태가 해결된다면 다시금 교단이 한기총으로 복귀할 가능성에 대해서 "사견이지만, 100%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어 "제3기구가 만들어 진 후라면, 만들어져서는 안 될 기구가 만들어진 것이니 (한기총으로 다시) 들어가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그는 아직 한기총 대표회장이나 실무자와의 소통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한편 임원회의 설명과 황규철 총무의 발언에 온도차가 있는 이유에 대해 아직 예장합동 총회 내 "한기총을 나오지 말고 그 안에서 고쳐가야 한다"는 여론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교단 내에서는 한기총과 관계된 모든 권을 총회가 임원회에 일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는 가운데 임원회가 한기총 탈퇴를 선언했고, 연합사업 등 대외적인 활동을 담당하는 실무자 황 총무가 제3기구 출범에 적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 앞으로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