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사랑이 2014년 새해를 맞이하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산하 65개 노회, 8천4백17개 교회, 2백81만 성도들에게 넘치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하나님의 변함없는 자비와 은총이 이 나라의 모든 백성들과 세계 열방 가운데 흩어져 살아가는 디아스포라 동포들에게 임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무엇보다 남북을 가로막는 분단의 장벽이 허물어져 자유와 평화를 갈망하는 북녘 동포들에게 생명의 복음이 들려지고 이 나라와 민족이 평화 통일의 길로 나아가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합니다.
지난 2013년 하나님께서는 우리 총회에 놀라운 은혜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그리스도인,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막10:45)이라는 주제 아래 섬김과 나눔을 통하여 복음을 증거하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눌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또한 전국 노회를 순방하는 가운데 총회의 발전과 부흥, 갱신과 변화를 위한 실천적 과제도 발견케 하셨습니다. WCC 제10차 부산총회를 성공리에 치르게 하셔서 세계 속의 한국교회로 우뚝 세워주신 것도 받은 은혜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안에 있는 욕심과 교만, 분열과 갈등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고 교회의 하나 됨을 해치는 일들이 있었음을 고백하게 됩니다.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우리의 허물과 죄를 겸손히 고백하며 이제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백성들에게는 희망을 주는 총회로 거듭나야 합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돌아가 교회의 거룩함과 순수성을 회복해야 합니다.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우로나 좌로나 치우치지 아니하고(수1:7) 말씀 앞에 바로 설 것을 원하시고 있습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피 흘려 세우신 그리스도의 몸입니다.(골1:23)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교회는 세속에 물들지 않고 하나님을 섬기는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더불어 영혼을 구원하며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고유의 사명을 감당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들은 달콤한 성장에 취한 나머지 영혼 구원을 향한 간절한 마음은 사라지고 이대로 좋다는 안일함 가운데 빠져 있습니다. 이제는 영혼 구령의 열정을 회복하여 새로운 부흥을 위한 전기를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교회는 세상을 향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예언자적 사명을 감당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공의와 정의를 외쳤던 옛 선지자들의 뒤를 따라 부정과 불의가 어둠 속에 숨어들지 못하도록 진리의 횃불을 높이 들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세상 권세를 통하여 평화와 질서를 유지하게 하셨고 교회를 통하여 세상 권세가 진리 앞에 바로 서게 하셨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기도해야 합니다. 이 나라와 민족을 사랑한다면 기도해야 합니다.말은 분열과 다툼을 낳지만 기도는 하나님의 뜻을 깨닫게 하고 그 뜻을 이루게 합니다. 교회와 성도들이 기도하지 않는다면 누가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할 것입니까?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오직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사무엘 선지자는 기도하기를 쉬는 죄를 범치 않겠다고 말했습니다.(삼상12:23) 기도해야 할 사람이 기도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바로 죄입니다. 우리가 기도하지 않았기에 분열과 다툼이 찾아왔음을 기억하고 뜨겁게 기도해야 합니다.
오늘날 교회에 주어진 가장 중요한 사명은 절망과 고통 가운데 빠진 이들의 피난처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날이 간극을 넓혀가는 양극화된 사회 속에서 점점 더 많은 이들이 희망을 잃고 나락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습니다. 복지 사각지대에서 고통당하는 이들을 향하여 교회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합니다. 청년 실업자, 비정규직 노동자, 이주노동자 등 교회의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이들이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가난하고 소외되고 병들고 헐벗고 굶주린 이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다가가 섬김과 나눔을 실천해야 합니다.
이 모든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교회는 새로워져야 합니다. 지금 이대로의 모습으로는 주신 사명을 감당할 수는 없습니다. 오늘날 교회와 교회의 지도자들은 신뢰와 존경을 잃어 버렸습니다. 먼저 교회의 지도자들이 명예와 물질을 탐했던 죄를 고백하며 교만과 욕심을 버리고 초심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모든 성도들은 세상과 적당히 타협하며 살았던 허물과 죄를 인정하고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뼈를 깎는 회개와 겸손을 통해 새롭게 변화될 때, 교회는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부흥의 전기를 마련하게 될 것입니다.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버리지 않으시고 자비와 은혜로 새로운 한 해를 주셨습니다. 우리를 통하여 이 땅에 새 역사를 행하시려는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온전히 순종하는 모습으로 나아가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2014년 1월 1일 새해 아침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총회장 김동엽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