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WCC 제10차 부산총회 성공적 개최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부산총회가 에큐메니칼 운동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폐막했다. 4년 동안 우여곡절 끝에 열린 부산총회는 올해 초부터 보수교계의 강한 반대 속에서도 1948년 1차 총회 이후 가장 성공적으로 치러진 총회로 기록되는 결실을 맺었다. WCC 올라프 픽세 트베이트 총무도 "최고의 총회였다"고 평가했다.
10월 30일부터 9박 10일간 진행된 WCC 총회는 '한반도 평화선언'과 일치, 선교, 정의, 평화를 주제로 한 4대 기본문서를 채택했다. 특히 이번 총회에서 새롭게 구성된 WCC 지도부에는 우리나라 여성 신학자 2명이 참여하는 성과도 올렸다. 아시아 지역 회장엔 장상 목사(전 이화여대 총장)가 뽑혔고, 배현주 교수(부산장신대)는 중앙위원 겸 실행위원으로 활동하게 됐다.
하지만 예장합동 총회를 비롯한 보수교단들은 10월 30일 WCC 총회가 열리는 부산벡스코 앞에서 2만5000여명을 동원, 반대집회를 열고 보수교단들의 의지를 밝히며 WCC 내 신학적 문제점들에게 강하게 비판했고, 일부 보수단체에서 넘어선 안될 선을 넘기도 하는 등 WCC 총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국교회 안에서 벌어졌던 극심한 갈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2. 주요 교단들, 일제히 '세습방지법' 통과
지난해 기독교대한감리회가 개신교단 최초로 '교회세습방지법'을 통과시킨 후 지난 9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에서 유사한 법안인 '담임목사직 대물림방지법'을 압도적 지지로 통과시켰다.
이어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에 이어 예장합동까지 같은 법안을 가결시키면서 개신교 주요 교단들이 모두 교회세습방지법을 제정하게 됐다.
다만 예장통합은 이번 회기부터 바로 시행하기로 했지만 차기 총회에서 헌법을 개정하기로 했으며, 합동은 '세습이 불가능하다'는 결의는 됐으나 법 제정이나 구체적인 연구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공동대표 김동호·백종국·오세택 목사)를 대표해 논평을 발표한 바른교회아카데미 조정호 간사는 "장로교회의 주요 교단들이 교회 세습 금지를 위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딘 것은 교회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을 회복함으로써 교회를 사유화하려는 우상숭배적인 행위에 대한 개혁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본다"며 "세습 금지에 대한 교단 차원의 보다 구체적이고 강력한 구속방안을 마련이 필요할 것이다"고 밝혔다.
3. 동성애 이슈, 사회 전반으로 '확산'
서울시 학생인권조례안 내 동성애를 옹호·조장하는 '독소조항'으로 인해 표면화되기 시작했던 '동성애 문제 이슈'가 지난 9월 김조광수-김승환 씨의 공개 결혼식으로 인해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며 이에 대한 경각심을 고조시켰고 급기야 10월 범종교·시민단체로 구성된 동성애문제대책위원회가 출범해 동성애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대처에 나서게 됐다.
이어 11월에는 한장총과 한지협, 교회언론회 등 교계 주요단체들로 구성된 '정교분리와 윤리회복을 위한 한국교회시국대책위원회'를 출범하고 교계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종교인과세와 비윤리적인 동서애 문제에 대해 적극 대처하기로 했다.
하지만 국가인원위원회의 동성애 영화 상영 권고와 서울서부지법의 무분별한 '성별정정' 허가, 성북구청의 '동성애자 옹호 논란'의 주민인권조례 제정 등 국가기관이 앞장서서 동성애를 확산시키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어 보다 결집된 교계와 사회단체의 움직임을 요구하고 있다.
4. 정부, 미뤄왔던 종교인 과세안 확정
기획재정부는 지난 8월 '2013년 세법 개정안'을 발표하고 10월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를 통해 종교인 소득 과세를 위한 소득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종교인의 사례비에 대해 기타소득으로 분류하고 2015년 1월1일 발생분부터 과세한다는 방침으로 앞으로 목사와 신부, 스님 등 종교인도 납세의 의무를 지게 된다.
하지만 이에 대해 NCCK등 진보 교계에서는 근로소득에 대한 가세가 아닌점은 아쉽지만 한국 교회가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목회자 과세를 실시해야 하고 재정 투명성 확보와 납세는 공공성 회복의 첫걸음이란 입장이다.
반면, 한장총 등 보수 교계에서는 '헌법의 '정교분리(政敎分離)' 원칙부터 위배되는 것으로 '대한민국 건국 후 지금까지 관습법적으로 그냥 두었던 부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교회나 목회자가 공식적으로 세무조사 대상이 돼 향후 정부의 눈치를 보는 사태까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5. 필리핀 구호·재건 위해 다시 뭉친 교계
초대형 태풍 하이옌으로 큰 피해를 입은 필리핀 이재민 구호를 위해 한국 기독교계가 다시 뭉쳤다. 이는 2010년 아이티 대지진과 2011년 동일본 대지진에 이은 최대규모의 교계 구호활동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와 한국교회연합(이하 한교연) 및 두 연합기구 산하 42개 회원교단, 기독교사회봉사회·기독교연합봉사회·월드디아코니아가 박종덕 NCCK 회장과 박위근 한교연 대표회장을 상임대표로 '한국교회 필리핀 재해구호 연합'을 결성했다.
이들은 현지에서 필리핀교회협의회(NCCP)와 필리핀연합교회(UCCP), 재필리핀 한인 선교사 등과 만남을 갖고 현지 구호사역 협력을 논의해 우선순위에 따라 긴급구호를 실시하고 있다. 이들은 또 모금계좌를 개설하고, 언론을 통해 한국교회 성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하기로 했다.
그밖에 한기총과 한장총 등 다른 연합기관들도 필리핀 구호를 위해 긴급 모금을 통해 성금과 구호품을 마련해 현지로 보내는 등 교계가 필리핀 구호 및 재건을 위해 한마음이 됐다.
6. '갈등양상' 진보·보수로 갈린 '시국선언'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 관련 국정원과 국방부 사이버사령부의 선거개입 의혹이 제기되면서 우리 사회는 정치적 혼란기를 걷기 시작했다.
이 문제와 관련해 관계 기관의 조사 발표에 이어 재판이 진행되면서 우리 사회는 진보와 보수로 나누어 각각의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교계까지 둘로 갈라져 사회 분열에 한 몫(?)을 하고 있어 이에 대한 균형잡힌 시각이 필요한 실정이다.
보수권에서는 사실 진의는 재판 과정에서 밝혀 질 것이라며 '안보'차원에서 더이상의 정권 흔들기는 안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반면, 진보 진형에서는 사실 관계를 밝히고, 책임자의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러한 각각의 입장 차이는 결국 각각의 주장을 내세우는 동시다발적 성명서 발표에 이르렀다. 시간이 지나면서 급기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를 발단으로 기장을 비롯한 NCCK 등 진보교계의 정권퇴진 운동으로까지 이어지면서 극명한 대립양상으로 치닫고 있어 내년 정국도 안개속에 빠질 전망이다.
7. 조용기 목사 향한 계속되는 '의혹 제기'
세계 최대교회를 만들며 목회자들과 성도들의 존경을 받아온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 하지만 자신과 가족을 대상으로 계속되는 안팍의 의혹제기와 논란으로 올해도 곤욕을 치르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 29명이 지난해 9월 조 원로목사 일가 비리의혹을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촉발된 사태는 해가 바뀌면서 눈덩이처럼 커졌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는 지난 6월 조 목사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고, 이달 17일에는 MBC 'PD수첩'이 "터무니없는 왜곡 보도"는 교회측의 강력한 항의에도 방송을 강행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방송 다음날 "일부가 제기한 의혹들에 대한 객관적고 철저한 검증 결과를 추후 발표하겠다는 수 차례의 교회 입장 전달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이고 부정적인 내용의 방송을 강행한 MBC에 대하여 과연 공영방송으로서 공정보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는지에 대해 다시 한 번 묻고 싶다"고 규탄했다.
8.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 관련 논란
최근 년 동안 '새 예배당 건축'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 사랑의교회는, 올해 오정현 담임목사의 '논문 표절 의혹'이 불거져 또 한 번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사랑의교회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인사들과 몇몇 사랑의교회 교인이 오 목사의 논문을 표절로 단정하고, 언론에 공개하여 여타의 방법으로 공격함으로 교회의 심각한 불신과 분란을 가져가며, 사회적으로 이슈화시킨 것이다.
더 나아가 표절에 대한 조사와 판정의 권위와 객관성, 공정성은 오직 학위를 수여한 포체프스트룸 대학 당국의 고유권한 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여론과 무자격자의 조사보고서에 떠밀려 당회마저 서둘러서 표절판정을 내리며 혼란은 가중됐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을 위배한 것으로 객관성을 상실한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결국 사랑의교회 당회는 담임목사 논문표절 의혹과 관련해 노스웨스트대학의 최종 공식 의견이 있었으므로 이 문제는 더 이상 논의하지 않기로 결정하며 사태는 일단락됐고, 오 목사도 6개월 근신 후 복귀했다.
9. 다시 수장 잃은 '오리무중' 감리교회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총회특별재판위원회(위원장 현상규)는 지난 9월 전용재 당시 감독회장에 대해 금품수수 등 혐의가 입증된다며 '당선무표' 판결을 내리면서 지난 5년간 이어진 '감독회장 공석 사태'가 재발하게 됐다.
앞서 지난 7월 기감은 제30회 총회 감독회장 선거를 실시해 선거인단 7221명 중 2624명의 선택을 받은 전용재 목사를 감독회장으로 선출하고 '하디1904 기도 대성회'등 대각성 회개 운동을 전개하며 교단차원의 변화를 도모하며 축제의 분위기를 연출했다.
하지만 전용재 감독회장 마저 당선무효가 되면서 감리교회의 회생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전용재 목사는 바로 법원에 총특재의 '당선무표' 판결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지만 결국 기각됐다.
기감 본부는 10월 임준택 감독(서울남연회)을 '감독회장 직무대행'으로 세워 감리교회를 이끌도록 하고 있지만, 지난달 열린 입법의회도 현안들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채 마지막 날 산회되면서 감리교회의 앞으로의 행보가 그리 녹록지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
10. 각자의 길로...더 멀어진 한기총·한교연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홍재철 목사), 그리고 이른바 '한기총 사태'를 계기로 이탈해 지난 해 공식 출범한 한국교회연합(한교연·대표회장 박위근 목사)은 이제 다시 합치기 보다는 각자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그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개신교 최대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대표회장 안명환 목사) 교단이 한기총을 사실상 탈퇴하면서 한기총의 위상이 줄어든 점이다.
예장합동은 한기총이 '다락방' 류광수 목사를 이단 해제한 것을 발단으로 한기총과 거리를 둔 상태에서 이달 17일 평강제일교회 박윤식 목사마저 이단 해제하자 임원회를 통해 '한기총 탈퇴'를 결의했다. 이에 홍재철 목사는 다음날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합동측을 강하게 비판하며 스스로 합동을 탈퇴했다.
여기에 한기총은 최근 임시총회를 통해 정관을 개정하며 사실상 '연임'을 확정하며 '홍재철 체제'을 2년간 다시 이어갈 전망이어서 사태의 수숩은 요원하다.
반면, 한교연은 각종 연합사업을 통해 입지를 굳혀가면서 한기총, NCCK(한국기독교회협의회)와 함께 3대 연합기구로서의 입지를 굳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