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김남권 기자 = 정유사들이 기름값 ℓ당 100원 할인 종료 이후 단계적 인상 방침을 밝힌 가운데, 12일 이후 기름값 인상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정유사들이 주유소에 기름을 공급하는 주간 기준 가격이 아직 바뀌지 않아 주유소의 판매 가격도 소폭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아직 유의미한 변화는 관측되지 않았다.
그러나 12일 이후 주간 공급 가격이 새로 정해지면 그때부터 100원 할인 종료에 따른 단계적 인상폭이 소비자 가격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할인 종료 후 휘발유값 0.21원↑ = 정유사의 기름값 공급가 할인 조치가 끝난 이후 10일까지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보통 휘발유 평균가격은 ℓ당 0.21원 올랐다.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www.opinet.co.kr)에 따르면 10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ℓ당 0.46원 오른 1천922.07원으로 집계됐다.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할인 종료 직전인 6일에는 ℓ당 1천921.86원에 거래됐다.
휘발유 값은 할인이 끝난 직후인 7일에는 전날보다 ℓ당 2.53원 내린 1천919.33원을 기록했고, 이후 하루 ℓ당 1원 안팎으로 3일 연속 상승했다.
이날은 오후 3시 기준으로 전날보다 0.49원 오른 1천922.56원을 기록하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공식적인 휘발유 평균가격은 오늘 자정까지 집계한 것을 토대로 산출되기 때문에 오늘치의 정확한 상승, 하락 여부는 그때 가봐야 안다"고 말했다.
정유사별로 보면 GS칼텍스 폴을 단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가격이 6일 이후 ℓ당 12.14원 올랐고,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도 각각 ℓ당 16.49원, 14.12원 상승했다.
SK에너지[096770] 주유소의 휘발유값은 오히려 ℓ당 24.02원 떨어졌다.
이는 공급가 할인이 아닌 사후 카드정산 방식을 택한 SK에너지 주유소들이 100원 카드 할인이 끝나면서 휘발유 가격을 내리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유 평균 가격(10일 기준)은 6일과 비교해 ℓ당 1.27원 떨어졌다.
경유가격 역시 7일에 전날보다 ℓ당 2.58원 내린 1천743.61원을 기록한 이후 3일 연속 소폭으로 올랐다.
◇기름값 인상 12일 이후 구체화할 듯 = 기름값은 정유사들이 주간 기준 가격을 정하는 12일 이후에나 가시화될 전망이다.
주간 기준 공급 가격은 SK에너지와 GS칼텍스는 매주 화요일, 현대오일뱅크는 목요일 정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다른 업체들과 달리 매일 가격을 결정하고 있지만 아직 공급가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이 때문에 7일 100원 할인이 종료된 이후 현재까지 정유사의 주유소 공급 가격이 크게 변하지 않아 주유소 판매 가격도 유의미한 수치 변화가 없었다.
주유소 업계에서는 공급가 단계적 환원 방침을 밝힌 GS칼텍스가 1주일마다 ℓ당 20∼30원씩 공급가를 올려 100원까지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SK에너지와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나머지 정유사들도 단계적 환원 방침을 공식화한 적은 없지만 GS칼텍스의 동향과 시장 상황을 보면서 인상 폭을 조절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SK에너지 관계자는 "GS칼텍스가 단계적 인상 방침을 먼저 밝혔지만 어차피 공급가를 ℓ당 100원씩 한꺼번에 올리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시장 수급 상황에 맞춰서 적절한 수준으로 가격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도 "기름 가격은 시장 상황에 따라 정하고 있으며, 100원 할인 종료가 끝난 이후 아직은 가격을 크게 올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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