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언론회(대표 김승동 목사)가 27일 '신년 메시지'를 통해 "2014년 희망과 믿음의 사자성어는 '아사주생'(我死主生)이 되어야 한다"며 "내가 죽을 때 주님의 말씀과 보훈(寶訓)은 사는 것이고, 나를 드러내고, 나만 살려고 할 때 주님은 가려지는 것이다"고 밝혔다.
특히 언론회는 "기독교의 가장 큰 덕목은 '사랑'이다"며 "이 사랑에는 '용서' '긍휼' '화합' '인내' '겸손' '절제' '양선' '자기 비움' 등이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신년 메시지 전문.
2013년 신년 초 사자성어는 '제구포신'(除舊布新)이었다. '묵은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펼쳐낸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2013년 말에 지식인들이 뽑은 사자성어는 '도행역시'(倒行逆施)였다. 이는 '도리에 어긋나는 줄 알면서 순리에 거스리는 행동'을 말함이다.
사람들은 신년 초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연말이 되면 '역시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아쉬움에 가득찬 결과를 발표한다. 최근 몇 년 사이의 사자성어를 살펴보아도 그렇다. 2012년 말 사자성어는 '거세개탁'(擧世皆濁-온 세상이 모두 탁하다)이었고, 2011년 사자성어는 '엄이도종'(掩耳盜鐘-자신의 귀를 막고 종을 훔친다)이고, 2010년에는 '장두노미'(藏頭露尾-머리는 숨겼지만 꼬리는 감추지 못함)이며, 2009년에는 '방기곡경'(旁岐曲逕-큰길이 아닌 샛길과 굽은 길로 많은 사람들이 다님)이다. 2008년도에는 '호질기의'(護疾忌醫-병을 숨기고 의사에게 보이지 않음) 등이다. 결국은 사회의 문제점에 대한 부정적 비판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2014년에 우리가 바라는 사자성어는 무엇이 있을까? 우리 사회는 지금 여러 계층별, 이념별로 갈등과 대립관계에 놓여 있다. 이 때에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이 필요하다. 서로 화합하고 어울리되, 불의한 것에는 동조하지 않는, 바르게 사는 삶의 모습인 것이다. 또 비슷한 의미로는 '파사현정'(破邪顯正)도 있다. 이는 잘못된 것은 깨트리고 바른 것을 드러내자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자기 책임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는 '반구제기'(反求諸己)가 있다. 이는 남을 탓하지 말고 자기 자신에게 책임을 돌리는 자세를 말함이다.
기독교의 가장 큰 덕목은 '사랑'이다. 이 사랑에는 '용서' '긍휼' '화합' '인내' '겸손' '절제' '양선' '자기 비움' 등이 포함된다. 한국 기독교계는 분명 2013년에 '안녕'하지 못한 부분들이 있었다. 한국교회의 이미지를 추락시키는 사건들이 우리 마음을 안타깝게 한 것이다.
이제 하나님께서 죄인된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서 독생자도 아끼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를 희생의 대속 제물로 삼으신 그 사랑하심과, 하나님께로부터 보내심의 그 사명을 감당하시기 위해 기꺼이 십자가를 지신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과 사랑을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실천하는 2014년이 되기를 바란다.
예수님 앞에 더 이상의 자기 자랑이나, 자기명예나 과시는 아무 의미가 없다. 이는 곳곳에서 시비와 갈등과 다툼의 부끄러운 모습만을 노출시킬 뿐이다. 한국교회 모두가 '비움'과 '내려놓음' '희생'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를 더욱 닮아가며, 하나님의 영광만을 드러내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우리의 2014년 희망과 믿음의 사자성어는 '아사주생'(我死主生)이 되어야 한다. 내가 죽을 때 주님의 말씀과 보훈(寶訓)은 사는 것이고, 나를 드러내고, 나만 살려고 할 때 주님은 가려지는 것이다. 이런 모습으로 신앙의 공동체 교회가 살아날 때, 이 사회의 희망도 동시에 살아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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