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법원이 최근 그동안 이슬람 경전뿐 아니라 기독교인들의 성경에서 공통으로 하나님을 지칭하는 단어로 써온 '알라(Allah)'의 표기를 금지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10월 말레이시아 항소법원은 '알라'를 말레이시아에서 '오직 무슬림들만이 사용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고 오픈도어선교회 주간박해뉴스는 최근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알라'는 이슬람의 신을 표현하는 호칭이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기독교계는 오래 전부터 하나님을 표현하는 용어로 '알라'를 사용했고, 성경과 예배에서도 '알라'라는 말을 사용해 왔다. 기독교 원주민들은 "말레이시아 국가가 형성되기 전부터 성경과 예배에서 '알라'를 사용해 왔다"며 이 같은 판결을 거부하고 있다.
이에 1만 명 이상의 기독교인들은 12월 둘째 주 사라와크주(州) 주도인 쿠칭시(市)에 모여 회의를 열었다. 회의 대변인은 "연방 정부가 종교 자유를 존중하도록 평화로운 시위를 준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 같은 법원의 판결에 이슬람 세력이 강한 파키스탄과 인도네시아 등을 포함한 해외에서도 비판이 일어나고 있다. 그들은 '알라'라는 호칭을 비무슬림들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하는 것은 어떤 근거도 없다고 지적했다.
유엔(UN) 종교자유 특별보고관인 하이너 빌레펠트(Heiner Bielefeldt)는 법원의 이 같은 결정에 정부가 나서 반대할 것을 촉구했다. 하이너는 "종교와 신앙의 자유는 국가의 권리가 아니라 인간의 권리"라며 "종교적 전통을 형성하거나 모양을 변경하는 것은 국가의 사업이 될 수 없고, 종교의 해석이나 신앙의 교리를 정하는 일에 대해 정부는 어떤 구속력도 가질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세계교회 지도자들은 "기독교 공동체를 향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압박이 가열되고 박해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종교적 억압이 위험수위에 도달한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오픈도어선교회는 "이 사건이 무슬림들과 크리스천들 사이에 적대관계를 만들어 기독교를 박해하는 도구로 사용되지 않도록, 또 말레이시아에서 조금씩 세력을 확장하려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기도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