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금융계열사 매각을 골자로 하는 자구계획안을 발표하자 23일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일제히 급등세를 보였다.

주식시장에서 이날 개장 초부터 현대상선의 주가가 상한가로 뛰어오른 데 이어 현대엘리베이터도 가격제한폭까지 올랐으며 현대증권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는 유동성 위기설에 시달리던 현대그룹이 금융사업에서 손을 떼겠다는 자구안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고강도 방안으로 평가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대그룹은 전날 현대증권과 현대자산운용, 현대저축은행 등 3개 금융계열사 매각을 포함한 대규모 자산 매각을 통해 3조3천억원 이상의 자금을 마련한다는 자구안을 발표했다.

금융계열사 매각을 통해 7천억∼1조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하고 현대상선이 보유한 항만터미널 사업 지분 매각과 벌크 전용선 부문의 구조조정을 통해 1조5천억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현대상선이 가진 부동산과 선박 등도 매각하고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 현대로지스틱스 기업공개(IPO)도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계열사 매각은 특수목적회사(SPC)를 세워 금융계열사 등의 자산을 이전시키고 세부적인 매각방안과 절차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한 금융권과 협의해 진행하게 된다.

하지만, 금융시장에서는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매각 대상으로 쏟아낸 자산들을 조기에 제값을 받고 팔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자구안의 핵심인 현대증권의 경우 증권업계에 매물로 나온 증권사가 쌓여 있는데다 주가 하락으로 장부가보다 시가가 낮은 상황이어서 가격을 낮추지 않는 한 매각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현대상선이 보유한 현대증권 지분의 가치는 현재 3천67억원으로 50%의 프리미엄을 붙여도 4천601억원에 불과한데 장부가격은 5천941억원이어서 매각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경쟁사 대비 인력이 많아 비용이 많이 들고 생산성이 낮은데다 인수 시 노조와의 협상 등도 매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더구나 현대증권의 100% 자회사인 현대저축은행은 장부가치가 지난 9월 현재 2천668억원이었지만 순자산가치는 1천80억원에 불과한데다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이어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나 현대로지스틱스의 IPO, 현대상선의 자산 매각 등도 그룹이 애초 기대했던 규모의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을지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대그룹   ©현대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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