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따뜻한 사연들이 묻어나는 구세군자선냄비 주변에서 벌어지는 동화같은 이야기들이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22일 밤 11시 5분 KBS 2TV에서 방영된 시사교양 프로그램 다큐멘터리 3일의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냄비- 구세군 자선냄비 72시간'편이 포털사이트에서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방송은 지난 2일을 시작으로 전국 350군데에서 시작된 자선냄비를 지키는 전국 5만 명의 자원봉사자들, 평범한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길 위의 기적을 카메라에 담아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주부,학생, 직장인 등 직업도 국적도 각양각색의 봉사자. 그 중에는 언어장애가 있는 40대의 남성도 있고, 마음을 울리는 노래로 자선냄비의 불씨를 지피는 팝페라 가수도 있었다.
낮 12시에서 밤8시까지 영하의 추위 속에서도 이들은 꿋꿋이 거리에서 시간과 재능, 열정을 쏟아 부어 자선냄비의 불씨를 지폈다.
특히 서대문역 앞의 자선냄비는 구세군 모금액 수혜자들이 직접 나서 봉사한다는 사연도 전해졌다.
구세군 산하 사회복지기관인 서대문 사랑방에서 기거하는 신일선 씨(62)는 "내가 도움을 받았으니까. 여러 사람한테 도움을 받고 살았으니까, 일 쉬는 주말에 봉사의 시간을 갖게 됐어요. 금전적으로는 못 도와 드리지만, 몸은 아직 건강하니까 그런 쪽으로 도움이 됐으면 하는 생각으로 봉사합니다"고 전했다.
또한 매년 다양한 사례를 가진 기부자가 가장 많이 나온다는 명동 자선냄비 이야기도 훈훈함을 더했다. 명동 자선냄비 바로 옆에서 장난감 노점상 부부는 넉넉지 못한 형편임에도 매일 첫 수입은 꼭 자선냄비에 넣는단다.
일년 내내 차곡차곡 모아둔 저금통을 가져오는 사람들, 환갑을 맞이해 패물을 자선냄비에 넣고 간 아주머니, 익명으로 들어온 10만 원짜리 수표 10장, 자신이 세상을 떠나면 좋은 곳에 써 달라며 집문서를 기부하는 사람까지 있었다.
딸아이의 심장병 수술에 사회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김상준(55)씨는 "(딸이) 수술이 잘 돼서 지금은 건강하게 잘살고 있어요. 그 때 받았던 따뜻한 마음이 가슴 한 쪽에 평생 남아 있다"며 자선냄비 종소리를 듣고는 가던 길을 돌려 지폐를 한장 넣고 간다.
구세군 본부에서 인증한 일련번호를 붙이고 지정된 장소로 나가 모금 활동 종료 후에는 본부로 거둬들여져 모금액이 합쳐져, 광화문 우체국에서 계수를 하는 과정까지 소개하는 등 자선냄비의 3일을 카메라에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