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북 경제 전략이 장성택의 처형으로 혼란에 빠졌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WSJ)이 보도했다.
WSJ는 17일 '북한의 처형, 중국을 혼란케 하다(North Korea Execution Confounds China)' 제하의 기사에서 "중국이 장기적으로 국경지대의 북한 경제특구에 투자한 것은 친중파이자 친기업적인 장성택 덕분이었다"며 향후 사태 전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저널은 "중국은 북한의 가장 큰 무역 상대국이자 투자국이요, 원조국"이라며 "2012년 북·중 간 무역액은 60억 달러에 달했고 지난 4년 간 중국은 3개 노선의 철도를 연결하는 등 국경지대의 경제특구 건설에 투자했다"고 소개했다.
중국 지도자들은 북한이 장성택의 죄목 중 석탄 등 지하자원을 헐값에 팔아버리고 라선(나진·선봉) 경제무역지대를 50년 기한으로 외국에 팔아넘겼다고 공격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의 기업들은 북한의 광산 등에 최근 몇 년 간 투자를 해 왔다. 한 중국 기업은 라선항의 부두를 리스했고 또 다른 곳도 부두를 비롯한 인프라 시설 계약을 체결했다. 또 한 기업은 시멘트 등을 생산하는 공업지구 건설을 개발하는 계약을 2012년 맺은 바 있다.
베이징대 국제관계학과 주펑 교수는 "장성택에 대한 비난문에서 중국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장성택에 대한 비난 일부는 중국을 간접적으로 공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은 엄청나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중국과의 경제적 연대를 계속한다 해도 신뢰할만한 파트너인 장성택이 사라진 지금 중국 기업들은 새로운 팀과 협상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대북 무역에 관련된 중국의 사업가들은 장성택의 죽음에 따른 영향은 아직 없다고 말한다. 라선에서 공업단지를 개발하는 상하이의 지린 야타이유한공사와 라선항 부두 10년 리스권을 갖고 있는 훈춘 해운물류유한공사도 석탄 선적을 계속하고 있다.
훈춘 해외물류는 2011년 이후 라선에서 훈춘에 석탄을 싣고 와서 닝보(寧波)와 상하이 등의 도시로 운송하고 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러시아도 라선지대에서 공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었다. 아마 북한은 러시아를 타겟으로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의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16일 홍콩의 피닉스TV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북한의 국내 및 대회 정책을 주시하고 있으며 어떤 큰 변화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부 중국 전문가들은 장성택 처형이 중국과의 경제적 연대에 대한 반대보다는 북한 내의 권력투쟁에 따른 것으로 믿고 있다.
지린대학의 북한 전문가 왕성은 "장성택이 중국과 가깝기 때문에 처형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외국과의 50년 리스 문제 언급은 일부의 시선이라고 본다. 개방과 개혁을 위해 건너야 할 단계들이 얼마나 크겠느냐"고 지적했다.
많은 중국 투자자들은 여전히 1990년대 초에 시작한 특별경제구역에 대한 약속이 흔들리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장성택은 경제특구가 2009년 이후 회생하도록 기여한 인물이다. 그는 김정일 위원장을 수행해 중국의 산업공단을 시찰하고 중국기업과의 합작을 축하하는 행사에도 참석했다.
또한 경제협력을 논의하기 위한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2012년 8월 중국을 방문했다. 당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은 "장성택 동지는 좋은 이웃관계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치하했다. 당시 장성택은 중국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베이징의 행사를 주최해 30억 위안(약 4억9000만 달러)의 투자 유치를 끌어냈다.
중국해외투자유한공사가 3월 웹사이트에 올린 자료에 따르면 북한에 투자한 중국의 대북 프로젝트는 17개의 광산 개발을 포함, 20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북 경제협력 연구와 자문을 맡고 있는 중국개발연구소의 장퀴 연구원은 "우리는 김정은이 개혁과 개방의 길을 계속 갈지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는 김정은이 장성택처럼 중국과 가까운 관계를 갖지 않고 있다는 점에 유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