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직장인 최모(29·여)씨는 며칠 전 회사 동료가 보낸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메시지에는 'OOO님이 보내신 e-카드가 도착했습니다'라며 유명 커피 프렌차이즈 업체 인터넷 주소(URL)가 포함돼 있었다.

메시지를 확인한 최씨는 선뜻 인터넷 주소를 누르지 못했다. '혹시 스미싱 사기가 아닐까' 의심이 들어 한참을 망설이다 포기했다. 몇 시간 뒤 문자를 보낸 회사 동료로부터 '음료 쿠폰 잘 받았느냐'는 말을 듣고서야 안심하고 URL를 확인했다.

최씨는 "직장 동료 번호로 온 문자였음에도 스미싱일 수 있다는 생각에 선뜻 URL을 누르지 못했다"며 "스미싱 사기가 워낙 기승을 부리는 탓에 문자 확인하는 것조차 스트레스"라고 토로했다.

#2. 대학원생 정현환(29)씨는 링크 주소가 포함된 문자메시지가 오면 보지도 않고 지워버린다. 스미싱 사기가 활개를 친 이후 생긴 습관이다.

정씨는 평소 친구들과 각종 동영상·움직이는 그림(움짤) URL을 주고받았다. 친구들과 쏠쏠한 재미를 나누는 한 가지 방법이었다. 그는 더이상 친구들이 보낸 URL을 누르지 않는다.

정씨는 "정체 불명의 링크가 담긴 문자는 무조건 지워버린다"라며 "링크를 누르면 바로 몇십만원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지인이 보낸 문자라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북한 폭탄 발사' 문자메시지의 내용에는 '주의! 6시38분 북한 폭탄 연평도에 발사. 시민 62명 사망'이라는 자극적인 문구와 함께 해당 영상 사이트 주소(http://goo.gl/H3plC)가 포함돼있다. 하지만 경찰은 북한의 위협 상황을 이용한 신종 스미싱 문자메시지로 판단,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사진= 경남지방경찰청 제공)

'스미싱(Smishing)'은 문자 메시지(SMS)와 피싱(Phishing)의 합성어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문자 메시지에 담긴 인터넷 링크(URL)를 누르면 소액결제를 유도하거나 개인·금융정보를 빼가는 신종 사기 수법이다.

스미싱 사기는 올해 들어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 17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접수된 스미싱 피해 사례는 2만8000여건, 피해 금액은 54억원에 이른다. 범행에 사용된 앱은 지난해 17개에서 997개(지난 7월 기준)로 60배 가량 급증했다.

스미싱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면서 스마트폰으로 일반적인 문자메시지가 와도 '사기 문자'가 아닐까 걱정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연말연시를 맞아 문자메시지로 지인에게 감사 인사를 보내는 최근에는 이런 우려가 더 커진다. 스미싱 수법이 하루가 다르게 진화한 탓에 좋은 글귀나 동영상이 첨부된 문자메시지가 와도 확인을 꺼리는 것이다.

모바일 쿠폰과 동영상 URL이 담긴 문자도 스미싱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한동안 온라인 청첩장과 돌잔치 초대장 등으로 유인해 돈을 빼가는 신종 사기가 기승을 부렸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기프티콘·기프티쇼 등 이미지가 첨부된 문자메시지로는 스미싱 피해가 발생한 사례가 없다. 하지만 스미싱 사기 수법이 날로 진화해 일반 문자메시지와 100% 구분하기 어려워 사용자들은 난감해하고 있다. 몇 가지 사항만 주의하면 스미싱으로 피해보는 일을 줄일 수 있다.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출처가 불분명한 문자에 포함된 URL은 클릭하지 않아야 한다"며 "청첩장과 돌잔치 초대장 등 받을 개연성이 없는 문자도 가급적 확인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또 "피해가 발생하면 가까운 경찰서에서 사건사실확인원을 발급받아 통신사 고객센터를 통해 피해를 접수하라"며 "사기 피해 대상과 기준에 부합할 경우 청구 취소나 환불 처리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 ▲출처 알 수 없는 앱 설치되지 않도록 스마트폰 보안 설정 강화 ▲보안 업체가 제공하는 백신 프로그램 설치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스미싱 차단 앱 등 설치 ▲소액 결제 한도 낮추기 등 예방 수칙만 지켜도 연말 스미싱 피해를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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