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에큐메니컬 센터(Ecumenical Centre)에서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을 위한 추모예배가 16일(이하 현지시각) 세계 에큐메니컬 단체들이 함께한 가운데 드려졌다.
예배는 세계교회협의회(WCC)가 주최했으며, ACT얼라이언스(ACT Alliance), 유럽교회회의(Conference of European Churches), 루터교세계연맹(Lutheran World Federation), 세계개혁교회(World Communion of Reformed Churches), 세계기독학생연맹(World Student Christian Federation) 그리고 YWCA가 참여했다.
울라프 픽세 트베이트 총무는 이 날 예배에서 "만델라 전 대통령은 전 세계가 인류의 최고의 공동의 가치를 기념하게 했으며, 이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도 우리를 그러한 자리로 불러 모았다. 이것 자체가 기적이었고, 그가 이 세계에 준 새로운 희망이었다"고 전했다.
트베이트 총무는 또한 지난 10일 거행된 만델라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서 그의 오랜 인권운동의 동료이자 친구인 데스몬드 투투 남아공 성공회 대주교가 던진 질문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그는 "우리 또한 만델라 전 대통령이 추구한 가치를 위해 헌신할 수 있을 것인가"라고 물으며, "그 누구도 그 같이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의 족적을 따라갈 수 있고, 그에게서 배울 수는 있다"고 말했다.
트베이트 총무는 앞서 지난 9일 에큐메니컬 지도자들과 함께 남아공 현지를 방문해 만델라 전 대통령 빈소를 찾고 가족들을 면담하고 위로하는 등 각별한 애도를 표했다.
WCC와 세계 에큐메니컬 교회는 만델라 전 대통령의 인종분리정책 폐지 운동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지원해 왔으며, 만델라 전 대통령은 지난 1998년 짐바브웨에서 열린 제8차 WCC 총회에 참석해 오랜 우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이 날 에큐메니컬 센터에서 드린 예배에는 WCC 중앙위원장으로 새롭게 선출된 아그네스 아붐 박사도 참석해 연설했다.
그는 만델라 전 대통령을 "우리가 추구하는 해방의 모델이며 완벽한 본보기"라 칭하며, "자신을 노예로 판 자들을 용서할 수 있었던 창세기의 요셉"과 같았다고 비유했다.
아붐 박사는 "만델라 전 대통령은 아프리카는 물론 전 세계에 주어진 선물"이었다며, 그를 추모하기 위해 전 세계 국가들의 절반 가까기에서 지도자들이 모였다는 사실 역시 "전 세계의 양심"을 새롭게 일깨우는 사건이었다고 평했다.
특별히 초대된 압둘 사마드 민티 남아공 유엔대사는 만델라 전 대통령을 위해 추모예배를 드리는 이 날이 남아공에서 인종 화합을 기념하고 아파르트헤이트에 맞서 싸운 이들의 희생을 기리는 날인 '화해의 날(Day of Reconciliation)'임을 언급했다.
그는 만델라 전 대통령을 포함해 오랜 세월 인종 간 평화를 위해서 헌신해 온 개인과 단체, 기관들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WCC의 기여 역시 높이 평가했다.
그는 특히 WCC 산하의 인종주의 전담 프로그램인 PCR(Programme to Combat Racism)이 "매우 선지자적 역할을 해 왔다"고 평하고, 이외에도 필립 포터 전 WCC 총무, 볼드윈 스졸레마 PCR 초대 디렉터,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 트레버 허들스턴 영국 성공회 대주교 등 에큐메니컬 지도자들의 노력에도 감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