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외교안보 전문가들이 만든 `통일예측시계'의 바늘이 흡수형 통일의 경우 5시30분(12시가 통일시점)을 가리켜 작년보다 통일이 10분 앞당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합의형 통일시계는 3시31분으로 작년 3시45분보다 14분 후퇴했다.
이는 남북관계 경색, 북한체제의 불안정성 등으로 합의형 통일 가능성이 작년보다 줄고 흡수형 통일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늘어났음을 뜻한다.
13일 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김형기 비교민주주의센터 연구위원이 최근 `2011 한국정치세계학술대회'에서 공개한 `북한의 체제 변화 가능성' 자료에 따르면 흡수형 통일시계는 2009년 5시56분에서 2010년 5시20분으로 30분 후퇴했다가 올해는 5시30분으로 작년보다 10분 전진했다.
조사항목별로는 정치 4시38분, 경제 6시35분, 사회 5시35분, 군사 3시46분, 국제관계 4시53분 등으로 군사, 국제관계를 제외하면 작년에 비해 9∼13분 단축됐다.
반면에 합의형 통일시계는 2009년 4시19분에서 2010년 3시45분, 2011년 3시31분으로 2년 연속 뒷걸음질쳤다.
이에 따라 흡수형 통일시계와 격차는 2009년 1시간37분에서 올해 1시간59분으로 더 벌어졌다.
합의형 통일시계를 항목별로 보면 정치 2시40분, 경제 4시48분, 사회 4시7분, 군사 2시11분, 국제관계 3시35분 등이었다.
작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사태 등으로 전년 대비 각각 1시간8분, 37분 후퇴했던 정치, 군사분야는 올해도 5분, 3분씩 후퇴했다.
박 위원은 자료에서 "올해 통일시계는 합의형보다 흡수형 통일의 가능성이 현저하게 큰 것으로 평가된다"며 "경제를 제외한 전 분야가 6시 이내에 포진해있고 정치, 군사분야는 매우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통일연구원이 2009년 처음으로 공개한 통일시계는 12개 문항에 대한 전문가들의 답변(100점 척도)을 시계로 형상화한 것으로, 12시에 가까울수록 통일여건이 좋음을 뜻한다. 올해 조사에는 전문가 80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