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글 표시가 있는 중국산 상품도 통관을 금지하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3일 보도했다.
중국 단둥에서 북한을 상대로 장사하는 김 모씨는 2일 "최근 북한당국이 한글로 표시된 상품에 대해 통관을 금지하자 보따리 장사꾼들이 상품의 포장을 바꾸느라고 북새통을 벌이고 있다"고 RFA에 전했다.
북한은 상품의 포장지나 용기에 한글이 몇 자만 있어도 남한 상품이라며 통관을 해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단둥의 '압록강 맥주' 회사는 맥주병에 붙인 상표와 맥주 상자에 '야루쟝피조우'라고 표기하고 아래에 한글로 '압록강 맥주'라고 함께 표기하던 것을 최근에는 한글을 없앴다.
또 트럭 운전사들이 하루에 수십 개씩 구입해 가는 생일 케이크에도 '축 생일!'이라고 한글로 표기하던 것을 최근엔 한자 '祝 生日!'로 바꿔서 들여가고 있다고 단둥 소식통은 전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 주민들이 선호하는 다시다, 튀김가루, 부침가루 등 남한 식품들은 모조리 아무런 글씨가 없는 포장 용기에 내용물을 옮겨 담아 간신히 들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인들에게도 인기 높은 남한의 전기밥솥은 상품명에 한글이 아닌 영문으로 표기 됐다는 이유로 남한상품인줄 알면서도 통관시켜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