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저축은행들이 대부업체보다 높은 금리의 신용대출에 치중하는 것으로로 드러났다.
25일 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17곳에 달하는 저축은행들의 평균 대출금리는 연 30% 이상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산 규모가 업계 1위인 HK저축은행 역시 연평균 30% 이상의 고금리 취급비중이 78%에 달했다.
자산 규모가 업계 1위인 HK저축은행(서울)은 다른 저축은행에서 거의 취급하지 않는 연 35%∼40%대의 취급비중이 22.0%, 연 30%∼35%대의 금리 취급비중은 56.3%로, 연평균 30% 이상의 고금리 취급비중이 78.3%에 이르렀다.
4개의 계열사를 보유한 종합 자산 규모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옛 현대스위스저축은행)도 연 30%∼35%인 고금리 대출 비중이 SBI 39.5%, SBI2 43.5%, SBI3 53.7%, SBI4 48.8%에 달했다.
인천·경기 지역에 기반을 둔 모아 저축은행과 키움 저축은행도 금리가 연 30%∼35%에 이르는 신용대출 비중이 각각 73.9%, 43.6%다.
이처럼 주요 저축은행들이 사실상 대부업 최고 금리(연 39.0%)와 다름없는 신용대출에 치중하면서 은행과 대부업체 사이에서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가교 역할이 무색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대부업과 달리 저축은행은 고객 예금을 통해 자금 조달이 가능한데도 대부업보다 높은 금리의 대출에 나선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6월 중순께 은행-저축은행-대부업체 간 '금리 단층 현상'을 줄이고자 저축은행의 신용평가체계를 점검했다.
당시 금융당국의 독려에 저축은행들이 속속 신용대출 금리를 인하했지만, 여전히 30%대의 고금리 비중이 높아 대출금리 단절 현상은 개선되지 않은 셈이다.
실제로 저축은행은 현재 일부 대부업체 금리보다 높은 신용대출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러시앤캐시가 지난 7월 신용대출 최고 금리를 연 29.9%로 인하했으며 리드코프[012700]도 지난 8월 초부터 우수고객 대상 신용대출 최고 금리를 기존 연 39%에서 29%로 10%포인트 내린 바 있다.
반면 저축은행은 현대저축은행의 스타일론(34.8%), 나래론(34.7%), 세이빙론(34.6%)과 예가람저축은행의 라이브S론(34.4%), HK저축은행의 119머니(33.3%) 등 연평균 신용대출 금리가 높은 편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이 한자릿수, 보험사 등은 10%대, 저축은행이 20%대, 대부업체가 30%대의 연간 대출금리 적용을 맡아 서민이 단계적인 금리대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