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회가 가톨릭에 비해서 구제와 봉사 등 친사회적 행위는 많이 하지만, 범죄 등 일탈행위의 비율이 높아 대사회적인 신뢰도를 잃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22일 백석신학원에서 열린 개혁주의이론실천학회(별칭 샬롬나비행동·회장 김영한 박사) 제7회 학술대회에서 '한국교회에 대한 한국사회의 인식'이란 주제로 발표한 곽혜원 박사(사진·21세기 교회와 신학포럼 대표)는 먼저 한국교회에 대한 한국사회의 부정적 인식의 실태에 관해 통계조사를 들어 설명했다.
곽 박사는 "한국사회의 반(反)기독교 정서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며 "특히 인터넷을 중심으로 안티(anti)기독교 운동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단순히 인터넷에 올라온 기독교 관련기사에 악성 댓글을 달면서 기독교를 비방ㆍ악담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수많은 안티기독교 사이트가 결성되어 반기독교 운동을 조직적으로 전개하는 양상으로까지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
■ 인터넷 통한 조직적 기독교 폄하와 공격 대책 필요
곽 박사는 "2003년 결성된'반기독교시민운동연합'(이하 반기련)은 '이 사회에서 기독교가 패악질을 일삼지 못하도록 기독교를 박멸하겠다'라고 창립 선언문에서 밝히기까지 했다"고 전하며 "반기련은 기독교를 마치 모기나 바퀴벌레처럼 우리 사회에서 박멸해야 할 해충으로 간주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반기련'은 성경이 공갈과 협박으로 시작해서 악담과 저주를 보여주는 무지막지한 악서(惡書)라고 규정하면서'바이블(Bible) 19금 지정촉구를 위한 1,000만인 서명운동'(19세 미만 청소년에게 성경을 금서로 하자는 청원활동)을 현재 벌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반기련' 외에도 현재 온라인상에는 클럽안티기독교, 디시인사이드종교갤러리, 기독교비평, 안티예수, 안티뉴스 등 그 정확한 수효를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우후죽순처럼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곽 박사는 교회 밖 뿐만이 아니라 교회 내부적으로도 1995~2005년 사이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인 것과 달리 가톨릭은 70%를 웃도는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갤럽의 '한국인의 종교와 종교의식 조사'(1997ㆍ2004)와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2005)에 근거해 개신교는 1995~2005년 사이 교인 수가 876만 명에서 862만 명으로 14만 명 감소하여 -1.6%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나타낸 반면 가톨릭은 1995~2005년 사이 교인 수가 295만 명에서 515만 명으로 220만 명이나 증가해 74.4%의 성장률을 보였다고 전했다.
■ 구제·봉사로 쌓은 신뢰 반사회적 범죄로 무너뜨리는 한국교회
곽 박사는 그 이유로 '한국교회의 사회적 공신력 상실'을 들었다. 그는 대검찰청이 발표한 2003~2005년 3년간 평균 종교별 형사범죄에 따르면, 개신교와 가톨릭의 형사범죄건수를 보면, 개신교는 10.0%, 가톨릭은 2.2%를 점한다는데 이유가 있다고 분석했다. 생활관련 특별법 위반 비율에 있어서도 개신교인 비율은 10.2%, 가톨릭교인 비율은 2.4%를 차지한다.
이에 대해 곽 박사는 이원규 교수의 의견을 소개했다. 그는 "이원규 교수는 사회적 존경과 신뢰에 대한 보다 중요한 척도란 구제와 봉사 같은 친사회적 행위를 얼마나 많이 하느냐가 아니라, 일탈과 범죄 같은 반사회적 행위를 얼마나 하지 않느냐에 달려있다고 주장하는데, 이에 대해 동의하는 바"라고 전했다.
곽 박사는 "이타적 행위가 종교인에게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지만, 반사회적 행위는 종교인에게 더욱 철저히 하지 말도록 요구되는 금기사항이기 때문"이라며 "종교의 도덕적 수준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기준(친사회적 행위)보다는 부정적 기준(반사회적 행위)에 더 의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실제 곽 박사는 사회 복지 시설 운영 비율에 있어 2005년 기준으로 장애인복지 시설, 아동복지 시설, 노인복지 시설, 정신요양 시설 등 5대 사회복지 시설 998개 가운데 개신교에 의한 사회복지 시설은 전체의 54.2%를 차지하고, 가톨릭에 의해 운영되는 것은 17.5%를 차지한다고 소개했다.
1996~2002년 동안 걷힌 수재의연금 총 138억 원 중에서 85.1%가 3대 종교서 기부했고, 개신교의 지원 금액은 그 가운데 68.8%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해외 인도적 지원 금액은 모두 2,050억 원 정도였는데, 이 가운데 69.8%가 3대 종교에 의해서 지원됐고 개신교가 대략 3분의 2 정도(64.9%)를 차지했다고 곽 박사는 전했다.
2001~2003년 사이 대북 인도적 지원 금액은 모두 1억 3,664만 달러였는데, 이 가운데 종교단체가 54.0%를 지원했고 그 절반 이상은 개신교(51.1%)에 의한 지원이었다고 밝혔다.
■ 한국교회의 도덕성 회복 위해 구원론 재점검 필요
곽 박사는 "범죄는 물론 사회적 규범에 어긋나는 탈선과 비리의 수준을 크게 낮추지 않는 한, 한국교회가 사회적 공신력을 회복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한국교회의 도덕성 회복과 관련하여 우리는 구원론을 재점검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독교 복음이 우리의 행위와는 무관하게 '오직 믿음으로'(sola fide), '오직 은혜로'(sola gratia) 주어진다는 신학적 패러다임을 진리로 받아들여 '죄'와 '회개'의 불편한 메시지는 도외시되었다"며 "한국교회는 성도의 구원과 성화(聖化)를 이루기 위해서 성도 스스로 하나님의 이름에 치욕스러운 낙인을 찍는 추악함을 삼갈 수 있도록 권징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