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들을 상습 폭행하거나 의붓딸에게 '소금밥'을 먹여 숨지게 한 비정한 계부, 계모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제11형사부(성지호 부장판사)는 8살 의붓아들을 베란다에 감금하고 폭행해 사망케 한 혐의(학대치사)로 계모인 재중동포 권모(33·여)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또 전처로부터 아들을 데려와 훈육한다며 안마기 등으로 때린 친아버지 나모(35)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권씨와 나씨는 아이가 산만하게 행동하고 훈육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회초리, 옷걸이 등으로 때리고 속옷만 입혀 집 밖으로 내쫓는 등 학대를 일삼았다"며 "아이가 사망하기 4일 전부터 두 사람이 번갈아가며 안마기·골프채 등으로 때렸고 한 자리에 장시간 세워두는 체벌까지 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부모의 따뜻한 배려와 관심이었지만 무자비한 폭력과 학대만 돌아왔다"며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느꼈을 신체적 고통, 정신적 충격, 외로움은 형언할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계모 권씨는 아이를 베란다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세워놓고 때려 사망에 이르게 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아버지 나씨가 아이 사망의 결정적인 시점에 해외 출장 중이었던 점을 참작해 형을 선고했다"고 설명했다.
또 "모든 아동은 조화로운 인격 발전을 위해 안정적인 가정 아래 행복하게 자랄 권리와 학대 등 모든 형태의 폭력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며 "범행 방법 자체의 잔혹성과 피해자 사망이라는 결과의 중대성, 반인륜성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들은 엄한 처벌을 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권씨 등은 지난 8월 22일 서울 은평구 자신의 집에서 병원에 다녀온 새엄마에게 몸이 괜찮은지 묻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플라스틱 안마기로 아들의 온몸을 마구 때려 하루 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날 서울고법 형사2부(김동오 부장판사)도 의붓딸을 소금 중독으로 숨지게 해 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계모 양모(51·여)씨에게 원심처럼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장기간에 걸쳐 나이 어린 피해자를 학대했다. 내용을 믿기 어려울 정도로 죄질이 나쁘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학대 행위로 피해자가 사망한 점,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적절하다"고 판시했다.
2008년 재혼한 양씨는 남편 정모(42)씨가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에게 작년 7~8월 일주일에 두세 차례 소금 세 숟가락을 넣은 이른바 '소금밥'을 만들어 억지로 먹이고, 딸이 토하면 토사물까지 먹게 했다.
당시 10살이었던 양씨의 딸은 결국 소금 중독으로 인한 전해질 이상으로 사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