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 노부부만 사는 '빈 둥지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 자녀가 취업이나 결혼으로 분가하는 양상이 빠르게 확산되는 것이다.
18일 통계청 통계개발원의 '생애주기별 주요 특성 및 변화 분석' 자료를 보면 1990~2010년 60세 이상 가구 중 노부부만 사는 빈 둥지 가구 비중은 10.8%포인트 늘어났다. 반면 미혼 자녀와 같이 사는 자녀 동거가구의 비중은 5.4%포인트 줄었다.
60세 이상 가구 중 빈 둥지 가구는 1990년 21.3%에서 2000년 30.7%, 2010년 32.1%로 꾸준히 증가했다. 20년 전에는 60세 이상 부부 100쌍 중 21쌍이 자녀와 따로 떨어져 살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100쌍 중 32쌍이 부부끼리만 살고 있는 셈이다.
60세 이상 가구 중에서 미혼 자녀와 같이 사는 비중은 1990년 20.0%에서 2000년 17.6%, 2010년 14.6%로 줄었다. 한 부모 가구(부+미혼 자녀, 모+미혼 자녀)와 기타 가구(부모+기혼 자녀, 3세대 가구, 1인 가구) 비중은 소폭 줄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기타 가구 중 1인 가구의 비중이 크고 부모와 기혼 자녀로 구성된 가구의 비중은 미미해 이번 통계에서는 별도로 구분하지 않았다"며 "60세 이상 가구 중 1인 가구와 빈 둥지 가구의 비중이 크다"고 말했다.
빈 둥지 가구는 자녀 동거가구에 비해 생활비를 스스로 마련하는 비중이 높았다. 2010년 기준으로 빈 둥지 가구의 39.1%가 생활비를 본인과 배우자가 스스로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소득만으로 생활비를 마련하는 가구는 23.2%였다. 공적연금이나 예·적금만으로 생활비를 마련하는 가구는 각각 7.3%, 4.5%로 집계됐다.
벌이 없이 타인의 도움을 받아 생활비를 마련하는 빈 둥지 가구도 18%에 이르렀다. 따로 사는 자녀의 도움을 받아 생활비 전부를 마련하는 가구는 13.3%, 국가·지방자치단체의 보조만으로 생활하는 가구도 3.9%였다. 반면 자녀 동거가구나 한 부모 가구는 직업소득만으로 생활비를 마련하는 비중(16.2%)이 빈 둥지 가구에 비해 낮았다. 이들 가구는 생활비를 단일 수단에 의존하기보다는 본인 스스로 마련하거나 이웃의 도움이나 보조를 받는 등 복합수단을 활용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빈 둥지 가구는 전·월세보다 자가 비중이 84.4%로 자녀 동거가구(81.4%), 한 부모 가구(65.4%)에 비해 높았다. 주택 유형별로는 단독주택 비중(58.2%)이 다른 유형의 가구보다 높고 아파트 비중(32.1%)은 상대적으로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