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노동기구(ILO) 등 국제사회가 최근 공동으로 마련한 '노동 저활용 지표'(실업자와 불완전 취업자, 잠재 실업자를 모두 포함한 이른바 체감 실업률)를 기준으로 국내 실업률을 계산했을 때 공식 실업률에 비해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서울신문이 현대경제연구원에 의뢰해 경제활동인구 조사를 토대로 노동 저활용 지표를 분석한 결과, 공식 실업자에 자신이 원하는 시간만큼 충분히 일하지 못한 '불완전 취업자'와 취업 준비생 등 그동안 실업률에 잡히지 않았던 '잠재 실업자'를 모두 합한 체감 실업률(LU4)이 지난달 기준 12.5%로 조사됐다. 지난달 국내 공식 실업률(2.8%)에 비해 4.5배 높은 수치로, 노동연령인구(15~64세) 100명 중 12명 정도가 실업자이거나 사실상 실업에 가까운 상태라는 얘기다. 지난달 공식 실업자 수는 72만 4000명이었지만 실제 체감 실업자 수는 4.8배 많은 345만 2000명으로 추정된다.

통계청은 이날 서울 여의도 건설회관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노동 저활용 지표 개발을 위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개선 방안'을 발표하면서 내년 11월부터 이 기준에 따라 실업률 보조 지표를 계산하고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지표는 LU1에서 LU4까지 4단계로 이뤄졌다.실업률(LU1)과 실업자에 시간관련 불완전취업자를 더한 비율(LU2), 실업자에 잠재노동력을 더한 비율(LU3), 실업자에 시간관련 불완전취업자, 잠재노동력을 모두 더한 비율(LU4)이다. 이중 둘 이상의 지표를 공표토록 제시했다.

통계청은 체감고용 상황과의 차이를 해소하고 노동저활용의 변화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4개의 핵심 노동저활용 지표(LU1~LU4)를 모두 공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공청회를 통해 4가지 핵심 지표 중 어느 지표까지 공표할 것인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며 "내년 11월부터 노동저활용 지표를 공표하게 되면 체감상황과 고용통계 간의 차이가 상당히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기준이 바뀌면서 무급가족종사자 조건도 변경할 방침이다. 지금은 무급가족종사자의 취업자 조건이 18시간 이상 일을 해야 하는 것이지만 이 기준시간을 삭제해 다른 취업자와 동일한 1시간 기준을 적용한다. 앞으로는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한시간만 일을 봐줘도 취업자로 잡힌게 된다. 명칭도 국제기준에 따라 기여가족종사자(가칭)로 변경하고, 유급가족종사자를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통계청은 이번 공청회에서 의견을 청취하고, 다음달 경제활동인구조사 개선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노동저활용 지표는 내년 11월에 공표되며, 신규 조사표를 통한 본조사는 2015년 1월에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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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노동기구(ILO) #노동저활용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