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이 재정지출이 급속히 줄면서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일종의 재정절벽 현상을 막고자 연내에 1조5,000억원 상당의 추가 투자를 하기로 했다.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3%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공공기관 부채를 줄이겠다던 약속은 '공수표'가 됐다.
여기에 기금ㆍ보조금 사업에서도 당초 계획보다 집행이 덜 된 2조3,000억원(9월 기준)의 집행을 서두르고, 또 재정 지방교부세 중 집행이 예정된 6조원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잔여분(4조원 내외 추정)도 연내에 교부해 지방사업 조기집행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다 합치면 연말까지 4조원 내외의 추가 투자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기획재정부의 계산이다.
정부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4차 경제ㆍ민생활성화 대책회의'와 '제25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잇달아 열고, 공공기관 투자사업 집행률을 높이고 내년 투자계획을 당겨 집행하기로 결정했다. 현 부총리는 "우리 경제는 정상 성장궤도로 안착하느냐, 반짝 회복 후 다시 저성장의 늪에 빠지느냐 하는 중대한 분수령에 놓여 있다"며 이번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는 우선 공공기관 투자사업 집행률을 지난해(94.8%)보다 0.7%포인트 올려 4,000억원을, 지방공기업 투자사업 집행률을 지난해보다 2.0%포인트(81.1%→83.1%) 높여 1조원을 추가 투자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공공기관 사내유보금을 활용해 내년 투자계획 중 약 1,000억원을 당겨 연내 집행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또 당초 계획보다 2조3,000억원(9월 기준)가량 집행이 덜 된 기금ㆍ보조금 사업도 집행 관리를 강화해, 68.7%인 집행률을 연말까지 최근 3년 평균(93.0%)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지방교부세(연간 35조5,000억원) 중 집행이 예정돼 있는 6조원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연간 41조원) 잔여분도 적기에 교부해 지방사업 조기집행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가 최근까지 부채감축을 독려하던 공공기관에 대해 입장을 바꿔 연내 추가 투자 등을 주문한 이유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3% 목표 달성이 절실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기재부 한 관계자는 "기회가 왔을 때 경기회복의 불씨를 확실히 살려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