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가 오픈소스 운영체제(OS)인 '타이젠(Tizen)' 프로젝트에 본격 합류한다.
11일(현지시간) 노키아는 공식 지도 애플리케이션 트위터 계정에 "지도와 지도 관련 기능들로 타이젠 프로젝트에 힘을 싣게 돼 기쁘다"는 글을 올렸다.
게시글 밑에는 노키아의 지도 앱 '히어(here)'의 로고와 타이젠 로고 이미지를 나란히 게재했다. 타이젠은 삼성전자와 인텔이 주도하는 '타이젠 연합'이 개발 중인 모바일 운영체제(OS)로 업계에선 내년 초께 타이젠을 탑재한 스마트폰과 TV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히어는 노키아가 제공하는 지도 겸 내비게이션 앱이다. 노키아는 수년간 자동차 내비게이션 기술을 연구해 '나브텍'이라는 내비게이션용 지도를 서비스했는데, 이를 새롭게 설계한 앱이 히어다. 국내에선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유럽에서는 편리하고 정확한 서비스란 평을 얻으며 인기가 높다.
앞서 타이젠 파트너들의 협의체 '타이젠연합'은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한국타이젠개발자서밋2013'을 진행하며 내년 3분기 등장한다고 예고된 타이젠3.0 완성판의 주요 기능을 소개했다.
한때 전 세계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했던 노키아는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한 이후 속절없이 추락했다. 삼성전자가 자사 단말기에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것과 달리 노키아는 자체 OS '심비안'을 끝까지 고집한 탓이었다. 2010년 새로 부임한 스티븐 엘롭 최고경영자(CEO)가 MS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윈도폰 출시를 주도했지만 시장 흐름을 바꾸지는 못했다.
결국 지난 9월 6조원에 휴대전화 사업부를 매각했지만 통신장비(노키아 솔루션 네트웍스)와 함께 끝까지 남겨둔 것이 히어를 포함한 위치기반 서비스 사업부다. 당시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노키아가 단말기 사업에선 실패했지만 위치정보 서비스 사업으로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타이젠이 안드로이드 같은 생태계를 갖추게 되면 노키아 역시 히어 서비스로 수익 창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번 노키아의 합류로 타이젠은 '애플 맵'처럼 자체 지도와 내비게이션을 갖추게 됐다. 이를 위해 11일 서울에서 열린 '타이젠 개발자 회의 2013'엔 노키아의 헨리크 밧케 이사가 연사로 참석해 히어의 지도 프로그램과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를 설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