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수원지방법원에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한 내란음모사건 첫 재판이 열렸다. 재판을 마친후 탈북자들과 통합진보당 당원과의 몸싸움이 벌어지고있다. 경찰이 이를 제지하고있다   ©뉴시스

내란음모·선동 혐의로 기소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한 첫 공판에서 검찰과 변호인단은 지하혁명조직 'RO(Revolutionary Organization)'의 실체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수원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김정운)의 심리로 12일 열린 이 의원에 대한 첫 공판에서 검찰은 공소사실에 대해 1시간여 동안 설명하면 이 의원 등에 대한 혐의를 지적했다.

검찰은 RO를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처럼 한국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전복하고 김일성 주체사상을 지도 이념으로 한 지하 비밀조직"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북한의 군사도발 상황을 전쟁상황으로 인식하고 비밀회합을 통해 국가기간시설의 타격 등을 협의하는 등 구체적으로 내란을 음모했다"RO를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처럼 한국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전복하고 김일성 주체사상을 지도 이념으로 한 지하 비밀조직"이라고 정의했다.

또 검찰은 "이 의원 등이 전쟁에 대비해 세 가지 지침을 공유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비상시국에 연대조직 구성 ▲광우병 사태처럼 선전전 실시 ▲미군기지·레이더기지 등 주요시설에 대한 정보 수집 등을 지침으로 삼았다.

검찰은 압수한 문건 중 '주체의 수령론'에 주체사상과 수령론을 찬양하고 미화하며 김일성 일가를 찬양하는 내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검찰의 주장에 대해 변호인단은 내란음모죄의 구성요건이 되지 않는다고 맞섰다.

12일 오후 2시 수원지방법원 110호 대법정. 이곳에서 열린 이석기(51)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한 첫 공판에서는 검찰과 이 의원 변호인단 사이에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변호인단은 "내란음모죄는 국가의 정치적 기본 질서를 불법으로 파괴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국헌문란의 목적, 주체의 조직성 등에 대한 특정이 있어야 하는데 (검찰 기소내용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정부를 비난하고 그 정책을 비판하는 것은 내란음모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 "RO의 구성시기와 구성원, 조직체계, 활동내용 등에 대해 확정되지 않아 실체가 없다"며 "이 의원이 RO의 총책이며 (서울 합정동에서 열린) 5월 회합이 RO 회합이라는 근거자료도 제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변호인단은 국가정보원이 주요 피고인의 발언 녹취록을 문서화하면서 일부 내용이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녹취록에 있는 '선전, 수행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부분이 '성전, 수행', '절두산성지'가 '결전성지' 등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또 '전쟁반대 투쟁을 호소한다'가 '전쟁에 관한 주제를 호소한다'로 바뀌었다고도 했다.

변호인단은 "5월 강연에서 구체적인 폭동을 준비하자고 한 것이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다만 참석자 일부가 총, 칼, 폭탄 등을 언급하자 '그런 식의 준비는 지배세력의 정보력에 의해 파악되고 허황된 것이므로 해서는 안된다'는 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재판은 검찰과 변호인단, 피고인들의 진술이 길어지면서 4시간 20여분간 진행돼 오후 6시 20분께 마무리됐다. 이날 검찰에서는 최태원 공안부장 검사를 비롯해 전담수사팀 검사 8명이 법정에 나왔고 변호인석에는 변호인단 김칠준 단장과 이정희 대표 등 16명이 앉았다. 98석에 이르는 방청석도 진보당 관계자와 보수단체 회원 등 방청객들로 만원을 이뤘다.

이 의원과 변호인단의 의견 진술 과정에서 보수단체 회원으로 추정되는 방청객 5명이 이 의원 등을 향해 욕설을 해 남성 2명과 여성 1명이 감치 명령을 받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다음 공판은 14일 오후 2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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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