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9일 장외집회를 열고 국가정보원 대선개입사건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관련 일체의 사건을 한꺼번에 수사하기 위한 특별검사법안 처리를 새누리당에 요구한다.
민주당 지도부와 소속의원 등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서울광장에서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을 위한 9차 국민결의대회'를 열고 '원샷특검'을 요구할 방침이다.
검찰의 편파수사를 이유로 특검을 요구하며 국회 의사일정을 거부하고 있는 민주당은 이날 집회에 대한 여론의 반응과 여야 지도부간 물밑조율 결과 등을 바탕으로 향후 정국 대응방향을 정할 계획이다.
이날 집회에서는 김한길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 등이 발언자로 나서 원샷특검 도입과 국회 내 국정원 개혁 특별위원회 설치를 새누리당에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기소된 사안을 제외한 모든 의혹과 미수사 내용을 총괄하는 원샷특검을 요구하고 있다. 국정원 개혁 특위는 국회 차원에서 국정원 개혁 방안을 논의하는 단위라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특히 특검수사의 대상은 ▲국정원 잔여범죄(SNS와 댓글 외 포털사이트 활동)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등 수사외압 ▲국정원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의 직권남용(정치중립 위반) ▲국가보훈처 안보교육 대선 개입 ▲군 사이버사령부 대선 개입 ▲대화록 유출경위 및 불법 전문 공개 등이다.
국정원 개혁 특위가 다룰 내용은 ▲국가기관 및 공무원의 정치중립 위반 관련 '선거법 위반' 공소시효 연장 ▲부당한 상관의 명령에 대한 거부권 보장 ▲국가기관 내부고발자 보호장치 마련 ▲공무원의 정치중립 위반 시 엄중 처벌 ▲범죄 실행자에 대한 문책 ▲국정원에 대한 국회 정보위의 감사원 강화 등이다.
민주당은 이 같은 요구조건을 제시하며 새누리당을 향해 특검 수사의 대상과 범위, 특검 방식에 대한 국회 내부 협의를 진행하자고 요구할 방침이다.
이날 행사에서 민주당은 국정원 개혁 야권 단일안 추진과 '국정원과 군 등 국가기관의 선거개입 진상규명과 민주헌정 질서 회복을 위한 시민사회·종교계 연석회의' 참여 등에서 무소속 안철수 의원, 정의당 등 범야권과 공조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민주당이 위헌정당 해산심판 논란에 휘말린 통합진보당과 연대할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집회가 끝난 직후인 오후 7시부터 진보당이 같은 장소에서 '특검도입 촉구 19차 범국민촛불' 행사를 진행한다. 진보당은 9시부터는 '진보당 해산 음모 규탄 대국민 정당 연설회'도 연이어 개최할 예정이지만 종북 프레임에 갇힐 것을 우려하는 민주당이 진보당의 행사에 보조를 맞출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이처럼 민주당이 장외집회를 통해 대여 압박 수위를 높일 경우 새누리당은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전날 새누리당은 당내 모든 대변인을 동원해 민주당의 국회일정 거부 및 특검 요구를 비난한 바 있다.
민현주 대변인은 "국감 이후 산적한 민생현안 해결과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해 의정활동에 쏟는 1분 1초가 소중한 지금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제1야당이 국민들께 이런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도 되는 것인지 새누리당은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했다.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제발 민주당은 툭하면 집나가고 툭하면 생떼와 억지 쓰는 고질병에서 벗어나 민생을 챙기고 국민을 위한 국회가 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