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8일 "지난 대선 관련 사건에 관한 한 더 이상은 검찰을 신뢰할 수 없다"며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들의 대선개입 의혹 일체에 대해 특검 추진을 주장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특검 제안에도 불구하고 그간 특검 추진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온 민주당이 이 같은 강경 모드로 선회한 것은 2007년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수사에 대한 편파수사 논란이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검찰이 대화록 폐기 의혹과 관련해 민주당 문재인 의원을 참고인 자격으로 공개 소환한 반면 대화록 불법 유출 및 열람 의혹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에 대해서는 서면조사를 벌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대선에서 국민 48%의 지지를 받았던 제1야당 대선후보에 대해서는 참고인 신분에 불과함에도 공개 소환해서 조사한 검찰이 불법 유출된 정상회담 회의록을 유세장에서 낭독한 사건의 피의자인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 총괄본부장 등에 대해서는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는 서면조사를 벌인 게 드러났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검찰도 스스로 부끄러운 것을 아는지 조사방법을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부인하면서 국민을 속이려 했지만 곧 거짓임이 탄로나고 말았다"며 "이제는 지난 대선 관련 의혹 사건들 일체를 특검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검만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철저한 진상규명을 국민에게 약속한 만큼 특검을 반대해선 안 될 것"이라며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을 차단하는 제도개혁을 위해 국회에 국정원개혁특위 설치해야 한다"고 밝힌 뒤 이에 대한 박 대통령의 입장표명을 촉구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국민 48%의 지지를 받았던 제1야당의 대선후보를 공개소환해서 흠집을 냈는데 그 기록물을 불법 유출하고 악의적으로 왜곡하고 유포시킨 새누리당의 김무성, 권영세, 정문헌 세 사람은 서면조사로 마무리했다"며 "납득할 수 없는 편파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원내대표는 특히 "오늘 민주당은 모든 국회 일정을 잠정 중단하고 (오전) 11시에 전 의원이 대검 앞에 집결해서 이 같은 검찰의 염치없고 몰상식한 편파수사에 대해 강력한 규탄과 항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경민 최고위원은 "NLL 대화록 수사를 통해서 상식적 검찰을 그리던 꿈은 일장춘몽으로 돌아갔다. 검찰은 예전의 정치검찰, 권력검찰로 돌아갔다"며 "야당 (대선)후보 망신주기에 몰두한 검찰이 최소한의 형식적 형평성을 무너뜨리고 있다가 들켰다"고 비난했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그나마 있었던 검찰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도 버렸다. 검찰은 정치검찰로 돌아갔다는 게 우리의 인식"이라며 "정권의 국정원 무죄 만들기 프로젝트가 성공단계에 들어선 것 같다. 작년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조사는 특검을 통해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