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은 정시와 남아있는 수시 지원전략을 잘 짜야 한다.
올해는 첫 선택형 수능이 치러지는 만큼 특히 영어영역에서 자신의 성적에 따른 유불리를 잘 판단해 지원해야 한다.
수능 점수는 바꿀 수 없지만 변화된 입시의 판세를 읽어내고 나만의 필승 전략을 세운다면 가고 싶은 대학, 가고 싶은 학과에 합격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 평가이사 이만기 이사의 도움을 받아 정시와 수시2차 지원 전략을 알아봤다.
◇가채점 통해 지원 가능 대학 미리 파악하자
수능이 끝나면 우선 가채점을 통해 수능 최저학력기준의 충족 가능성과 예상 등급과 백분위, 표준점수 등을 판단해 수시 대학별 고사의 응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또 수십, 수백 가지 방법으로 수능을 활용하고 있는 각 대학들의 전형 방법 중 나에게 유리한 전형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정확한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대학별 환산 점수로 변환해 지원 가능한 대학을 찾아 리스트업 해두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렇게 미리 지원 가능한 대학을 1차로 선정해두면 수능 성적 발표 이후에 본격적으로 대학과 학과를 선택할 때 보다 여유있고 치밀하게 전략을 수립할 수 있으며, 변수가 발생하더라도 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된다.
◇첫 선택형 수능 유불리 판단 필수…B형 가산점 따져봐야
올해는 선택형 수능이 처음 치러지는 해이다. 원서 접수자 기준으로 국어는 53.6%가 A형을 선택했고 영어의 경우 31.8%가 A형을 선택했다. 지난 6,9월 모의고사를 거치면서 B형의 중하위권 수험생들이 A형으로 이동해 B형에서 같은 원점수를 받았더라도 백분위는 불리해 질 수 있다.
B형 응시자의 경우 특히 백분위를 기준으로 전국에서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지원해야 한다. 상위권 대학 대부분은 인문계열에서 국어B, 수학A, 영어B형을, 자연계열에서는 국어A, 수학B, 영어B형을 지정 반영하기 때문에 같은 유형에 응시한 수험생들 사이에서의 본인의 위치를 어느 정도 추정해낼 수 있다.
그러나 중하위권 대학의 경우 유형을 지정하지 않는 대학이 대부분으로 영역별 응시 유형에 제한 없이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경쟁 대상이 되는 수험생들 사이에서의 본인의 위치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A형과 B형을 모두 반영하는 경우에는 B형에 대한 가산점을 부여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A형 응시자가 지원을 고려할 때는 B형에 대한 가산 비율을 잘 따져보고 극복 가능한지 냉정히 판단해야 한다.
◇나에게 유리한 대학을 찾아라
정시모집에서 수능 비중은 절대적이지만 대학마다 수능 활용 방법이 제각각이므로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방법으로 수능 성적을 반영하는 대학에 지원해야 한다. 수능 반영 방법을 살펴볼 때는 수능 활용지표, 반영 영역, 영역별 반영 비중, 특정 영역 가산 여부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수능 활용지표는 대부분 표준점수와 백분위로 나뉘는데 일부 대학에서는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함께 반영하거나 등급을 반영하기도 한다. 수능이 쉬울수록 표준점수와 백분위가 낮게 형성되며 특히 상위권으로 갈수록 동일한 백분위를 받는 학생이 많아져 백분위의 변별력이 낮아지게 된다.
표준점수는 점수 간격이 좁아 잘게 쪼개지기 때문에 백분위보다 비교적 변별력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쉬운 영역에서 한 문제를 실수하여 백분위가 낮아진 상위권 학생들은 표준점수 반영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좀 더 유리할 수 있다.
영역별 반영 비율은 계열에 따라 대체로 인문계는 국어와 영어, 자연계는 수학과 영어의 반영 비율이 높지만 간혹 숙명여대, 한양대와 같이 상경계열 학과에서 국어영역보다 수학영역의 반영 비율을 높게 반영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대부분의 주요대에서 국수영 응시 유형을 인문계는 B/A/B, 자연계는 A/B/B로 지정하여 반영하지만 교차지원을 허용하는 대학도 있다.
◇자신에게 유리한 군별 지원전략을 세우자
대부분의 분할모집 대학은 군별 전형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유리한 모집군을 선택해 지원할 수 있다. 대체로 하나 이상의 군에서 수능 100% 전형을 실시하고 나머지 군에서 수능+학생부(+면접) 전형을 실시하므로 본인에게 1점이라도 최대한 점수를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는 모집군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능 성적이 자신 있다면 수능 비중이 높은 모집군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겠지만 학생부 성적을 반영하는 모집군이라도 학생부 실질 반영 비율이 낮은 대학이 대부분이므로 크게 불리하지 않다.
문제는 수능 성적에 자신이 없는 내신형 학생들인데 정시모집에서는 학생부 성적을 반영하더라도 석차등급 간 점수 차이가 작아 1등급이나 3~4등급이나 받는 점수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학생부 성적으로 승부를 걸기 어렵다.
대신 내신형 학생들은 면접이나 논술과 같은 대학별 고사에 승부를 걸어 '학생부+수능' 전형 보다는 '학생부+수능+대학별 고사' 전형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다. 대학별 고사를 실시하지 않는 대학이라면 학생부 성적을 반영하는 모집군에 지원하되 수능 성적을 기준으로 지원 범위를 정하고 학생부 반영 방법을 꼼꼼히 확인하여 본인의 유불리를 정확하게 파악한 후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수능 점수가 좋다면 수능 우선선발이나 수능 100% 전형에 집중하자
수능 성적만으로 모집 인원의 일부를 우선선발하는 수능 우선선발은 대부분 주요대에서 실시한다. 수능 우선선발 비율은 30~70%이며 70%를 우선선발하는 대학이 많은 편이다. 우선선발한 뒤 나머지 인원은 학생부와 수능 성적을 합산하여 선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수능 우선선발을 실시하는 주요 대학들은 대부분 수능 4개 영역을 모두 반영하지만 우선선발 단계에서는 일부 영역만 반영하는 경우도 있다. 성균관대는 일반선발에서 '국수영탐'을 반영하지만 우선선발에서는 인문계열은 '국수영' 3개 영역만 반영하고 의예과를 제외한 자연계열은 수학과 탐구 성적만 반영한다.
수능 일부 영역만 반영하는 수능 우선선발 전형은 4개 영역 성적이 모두 우수하진 않지만 특정 영역 성적에서 특히 좋은 성적을 보이는 수험생에게 상위권 대학으로 진학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정시모집에서는 대부분의 대학이 하나 이상의 모집군에서 수능 100% 전형을 실시한다. 특히 건국대, 경희대, 국민대, 동국대, 아주대, 인하대, 중앙대 등 주요 중상위권 대학의 경우 하나 이상의 모집군에서 수능 100% 전형을 실시해 인문·자연계 모집인원의 50% 이상을 선발하고 나머지 모집군에서도 수능 우선선발 전형을 통해 수능 성적만으로 모집인원의 50~70%를 선발함에 따라 수능 성적이 정시모집에서의 승패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수능 100% 전형은 전형 요소가 수능 성적 밖에 없기 때문에 다른 전형 요소에 의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고 수능 성적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대학마다 유불리가 달라지므로 지원 대학의 환산 점수로 계산하여 합격 가능성을 가늠해야 한다.
◇수능 성적이 기대 이하면 학생부 지원 적극 활용해야
상위권 대학에서는 수능이 중심 전형 요소이나 중하위권 일부 대학 또는 특정 학과에서는 학생부 반영 비율이 높은 학생부 중심 전형을 실시한다. 수능 결과가 좋지 않은 중하위권 수험생들에게는 수시 이후에 학생부 성적으로 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므로 도전해보자.
학생부 중심 전형의 경우 반영 과목, 등급별 점수, 비교과 반영 방법, 실질반영비율 등 대학별 환산점수 공식에 따라 유불리가 크게 달라지므로 반드시 지원 희망 대학의 학생부 점수 산출 방법대로 본인의 점수를 산출해보고 전년도 합격 점수나 타 대학과 비교하여 지원을 결정하도록 한다.
정시 모집에서는 수능에 비해 학생부 영향력이 미미하다고 하더라도 입시에서는 1점 미만의 아주 근소한 점수 차로도 합격과 불합격이 엇갈리며 상위권 대학일수록 지원자 간 점수 차이가 크지 않으므로 대학별 학생부 반영 방법에 따른 유불리를 따져 지원 시 참고해야 한다.
특히 본인의 학생부 성적이 수능 성적에 비해 떨어지거나 학생부 중심 전형에 지원을 고려한다면 지원 희망 대학 간 학생부 산출 방법을 비교하여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반영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시보다 수시가 유리하다면 아직 남아있는 수시 전형을 활용하자
가채점 결과를 기준으로 정시에서 지원 가능한 대학을 분석한 결과 정시에서 지원 가능한 대학이 수시 모집 대학보다 하향일 경우에는 본인의 학생부 성적 및 기타 특장점을 활용해 지원할 수 있는 수시 모집 대학을 적극적으로 찾아보아야 한다.
수시는 수능이 아닌 학생부, 적성고사, 면접 등의 전형 요소가 중심이 되기 때문에 수능 이후에 원서 접수를 실시하는 대학의 전형 방법을 잘 살펴서 지원한다면 오히려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단 수시 모집은 6회 지원 제한이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학생부의 경우 별도의 준비에 대한 부담감이 없고, 적성고사 역시 수능 형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수능에서 만족할 만한 점수를 얻지 못한 수험생들은 가채점 결과와 비교하여 지원을 적극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다만, 수능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친 다른 수험생들 역시 비슷한 지원 경향을 나타내므로 높은 경쟁률에 유의해야 하며,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하는 대학도 있으므로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의 충족 여부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
남은 수시 모집에 지원할 때에는 무리한 하향 지원은 피하되, 원서접수 일정과 대학별고사 일정을 파악하여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또 적성고사, 면접, 논술 등의 대학별고사는 짧은 준비 기간 동안 가장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 대학의 기출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풀어보는 등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