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천안센터 기사였던 최종범씨가 사망한 지 엿새가 지난 가운데 노조는 장례를 무기한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유족들로부터 발인 등 장례 절차를 일임받은 노조는 "진정한 사과와 노조탄압 중단 없이 장례를 마무리할 수 없다"입장이다. 삼성전자서비스는 "협력사의 문제"라는 입장을 고수해 대치가 장기화할 조짐이다.
노동·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최종범 열사 대책위원회'의 석권호 국장은 5일 "장례를 치르지 않은 상태에서 교섭을 요구해도 반응이 없는데 장례 절차를 마무리해버리면 '끝났는데 뭘 얘기하느냐'고 나올 게 불보듯 하다"면서 유족들과 함께 '장례투쟁'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대책위는 지난 4일 첫 회의를 열어 삼성의 사죄와 노조탄압 중단, 근로조건 개선, 적정생계비 보장 등 요구조건을 제시했다.
위영일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지회장은 "최씨가 유서에서 '다들 너무 힘들어서 옆에서 보는 것도 힘들다'고 했다"면서 "유가족들에 대한 사과와 보상이 이뤄져야 하고 노조탄압 중단과 기본적 권리 보장을 해야 한다. 그것이 고인에 대한 기본적 예의"라고 말했다.
김기수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천안분회장은 "지난 4일 사장이 직원을 시켜 유족들과 몰래 접촉한 사실이 적발됐다"면서 "노조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꼼수이며 삼성전자서비스가 지침을 내려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서비스 관계자는 "노조가 협력사 사장과 삼성전자서비스 지사장의 조문을 막아서 유족과 대화를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유족들과의 접촉 관련 지침을 내렸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