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는 5일 정부의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심판 청구는 "헌법과 법률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헌재는 "오늘 오전 11시57분께 통진당에 대한 해산심판청구와 정당활동정지가처분신청이 접수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당해산심판 제도는 1960년 헌법에 정당 조항과 함께 도입됐으나 실제 정부가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이승만 정부 시절인 1958년 죽산 조봉암 선생이 이끌던 진보당이 등록취소돼 강제해산된 적이 한 차례 있다.
이에따라 헌재는 "헌재가 창설된 1988년 이후 정당해산심판이 접수된 적은 없다"며 "헌법재판소법과 2007년 12월 제정된 헌법재판소 심판규칙 등에 따라 재판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헌재는 우선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이날 국무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심판을 공식 청구한 만큼 최종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청구인의 신청 또는 직권으로 통진당의 정당활동을 정지할지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정식 심판에선 구두변론을 통해 심리를 진행하고, 사실 확정은 제출되는 자료를 토대로 판단한다.
심리에선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핀다. 이석기 통진당 의원의 내란음모 의혹 사건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결정은 사건 접수 후 180일 이내에 하도록 돼 있지만 이 의원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고 사상 처음 진행되는 정당해산심판 사건인 만큼 최종 판단은 더 늦어질 수도 있다.
정당해산 결정을 할 때에는 재판관 6명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해산의 효력은 결정이 선고된 때 발생한다.
독일의 경우 1952년 극우정당인 사회주의제국당(SRP), 1956년 독일공산당(KPD)이 각각 해산된 바 있다.
그러나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 의원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고 개인에 대한 의혹을 소속 정당으로 확대해 해산을 추진한 것은 민주주의 발전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사법부 판단을 지켜보겠다"고 한 것과도 배치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