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5일 논란이 된 「제1회 박정희 대통령 추모예배」의 현수막에 주최자로 본회의 대표인 김승동 목사가 담임하고 있는 구미상모교회도 적혀 있는 것과, 이 같은 사태가 한국교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본회의 입장을 밝힌다.
구미상모교회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어린 학생시절 출석한 교회로, 대통령 재직 시에도 교회 건축에 금일봉을 보내주는 등 구미상모교회와의 관계를 지속하였던 바 있어 주최자로 이름을 포함시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본회 대표 김승동 목사는 이번 박정희 대통령 추모예배 참석을 제안 받고 분명한 거부의사를 밝힌 바 있으며, 행사 당일인 25일에야 해외에서 입국했다.
교계 모 언론에서 주최 측이 참석자로 발표한 김명혁․전광훈․최성규․박종순 목사 등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보도(2013.10.26)한 것을 보면, 주최 측이 기독교계 유명 인사들의 이름을 마구잡이로 도용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교계 유명 인사들의 명의를 도용하며 「제1회 박정희 대통령 추모예배」를 개최한 것은, 최근 물의를 빚고 있는 「파독 광부․간호사 초청행사」를 생각나게 한다. 추모예배를 주도한 A씨도 교계의 여러 사건에 연루되어 물의를 일으킨 인사로, 교계 유명 인사들로부터 동참을 거부당하자, 임으로 명의를 도용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행사에 참여한 박근령 씨는 기독교인이 되었기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조촐하게 추모식을 갖는 것은 굳이 비판할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주최 측이 교계 유명 인사의 이름을 도용하여 거창한 행사로 치르려 한 것은 권력자에게 아부하는 행태로 보여 진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 사적인 목적으로 예배의 주인공을 하나님이 아니라 사람으로 만든 것에 대해서도 하나님께서 판단하시리라 생각한다.
결국 이번 일은 몇 명의 치기어린 목사들의 일탈적 행동으로 빚어졌으며, 현장에서의 일부 발언 등은 심히 유감으로 생각하며, 한국교회의 이름으로 경계한다. 또한 더 이상 한국교회의 욕됨과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유사한 행동이 없기를 각별히 조심할 것과, 한편으로는 무차별적으로 기독교를 비난하는 인사들도 사건의 실상은 도외시한 채, 비난의 도를 넘지 않기를 당부한다. 그야말로 모든 일에는 금도(襟度)가 있는 것이다.
김승동 목사가 본회의 대표로 취임한 이래 2010~2013년 사이에 박근혜 대통령을 언급한 논평은 13차례 있었지만, 대표목사와 박정희 대통령의 개인적인 인연이나 정치적 고려를 하여 편의나 입장을 봐주는 논평은 없었다. 그야말로 "본회의 사명과 하나님의 뜻에 합한가?"라는 객관적 입장에서 비판과 당부의 태도를 견지하여 왔다(가장 최근의 논평은 8월에 정부의 태도를 비판하는 논평이었다).
왕이었던 다윗은 "방백들을 의지하지 말며, 도울 힘이 없는 인생도 의지하지 말라"(시편 146:3)며 하나님만을 바라보라고 말한다. 한국 교회가 권력자나 권력자의 이념을 따르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뜻을 좇아 행하는 태도를 회복할 때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