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서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의 80%를 넘는 아파트가 지난해 말의 10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부동산114 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의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80%를 넘는 가구는 지난달 말 현재 총 23만여 가구로, 지난해 말 2만 3천여 가구의 10배 수준이다.

전세가율이 80%를 넘는 가구 수는 서울이 현재 2만1천405가구로 작년 말 1천975가구의 11배에 육박하며 경기는 작년 말 2만1천475가구에서 현재 20만5천439가구로 급증했다.

작년 말 전세가율이 80%를 넘는 아파트가 한 채도 없던 인천에선 현재 4천46가구에 이른다.

전세가율 80% 이상 아파트 물량은 서울에선 전체(126만4천674가구)의 1.7% 수준이며 경기 아파트 중에선 전체(202만3천375가구)의 10.2%에 달한다.

아파트 전세가율은 '매매가격 하락·전세가격 상승' 기조가 이어지면서 꾸준히 높아졌다.

국민은행 'KB 부동산알리지(R-easy)'가 조사한 전국 아파트의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10월 말 현재 65.9%를 기록했다.

이 중 서울의 전세가율은 60.1%로 올라 2002년 8월(60.7%) 이후 11년 2개월 만에 60%대에 다시 진입했다. 서울에서 전세가 비율이 60%를 넘은 구(區)는 전체 25개 중 성북 등 17개 구(68%)에 달했다.

25일 기준으로 조사한 전세가율이 높은 아파트 중에선 서울 강동구 천호동 주상복합 강동역우정에쉐르(전용면적 62㎡)가 92.2%로 가장 높다. 매매가격이 2억5천만∼2억6천만원인 이 아파트의 전세가격은 2억3천만~2억4천만원에 이른다.

서울 강동구 천호동 천호역두산위브센티움(전용면적 39㎡)도 92.1%로 뒤를 이었다.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간 격차가 1천500만∼2천만원밖에 나지 않는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주상복합 대우1차(전용면적 59㎡)의 전세가율도 91.7%를 기록했다. 전세가격이 2억2천만원으로, 매매가격 하한가인 2억원보다 비싸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대우디오빌(전용면적 39㎡)의 전세가율도 90.7%를 나타냈다.

그러나 수도권에서 법원 경매가 진행된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이 10월에 82.11%를 기록한 점을 고려할 때 전세가율 80% 이상인 아파트에 거주하는 전세 세입자는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 전세금을 떼일 가능성이 크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전세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는데도 매매 수요는 많이 늘어나지 않고 있다"며 "취득세 영구 인하 등 부동산관련 법안의 입법이 조기에 이뤄지지 않으면 내년에도 매매시장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 단지모습.(기사내용과는 직접 관련이 없음)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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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전세가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