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환자 선택권 없는 선택진료제에 대한 '폐지·축소를 계획대로 추진할 방침이다.
국민행복의료기획단은 31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그랜드켄벤션센터에서 '선택진료 제도개선 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고 2가지 방안을 밝혔다.
첫 번째는 현재의 의사별 선택진료제도를 완전히 없애는 것이다. 대신 병원 단위의 질 평가 과정을 거쳐 우수 병원에 수가를 가산해서 지급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이다.
무분별한 의사별 선택진료비의 부담도 줄이고, 정부가 병원의 선택진료비를 질 평가를 통해 전체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현행 의사별 선택진료제도의 뼈대를 유지하되, 선택진료 적용 범위를 축소하는 방법이다.
조건을 까다롭게 바꿔 선택진료 대상 의사 수를 줄이거나 검사·영상진단·마취 등 상대적으로 차별성이 크지 않은 진료지원 과목의 선택진료는 거의 없애는 방향이다.
예를 들어 현행 규정상 각 병원은 전문의 경력 10년 이상 등의 요건을 갖춘 의사 중에서 최대 80%까지 '선택진료 의사'를 둘 수 있는데, 이 비율을 진료과별로 50% 이내까지 축소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선택진료제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 환자가 원하는 의사를 선택해 진료받는 경우 건강보험수가 외 추가 비용을 환자가 전액 부담하는 제도다.
그러나 제도 취지와 달리 선택진료비가 과다 청구돼 의료비 부담을 높인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선택진료비 규모는 2004년 4368억원에서 지난해 기준 1조3170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아울러 환자 스스로 의사를 지정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해 선정을 위임하거나 상급병원에 선택진료가 몰리는 등의 문제점이 따랐다.
보건복지부와 기획단이 선택진료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것은 현실에서 이 제도가 본래 의도를 전혀 살리지 못하고 환자 부담만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단 내부에서는 대체로 2안보다는 1안 쪽에 무게 중심을 두고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태조사 결과 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성모병원 등 연간 진료비상 상위 5개 상급종합병원, 이른바 '빅5' 병원에서는 입원환자의 93.5%가 선택진료를 받고 있었다.
전체 의료기관 입원환자와 외래환자의 선택진료 이용률은 각각 49.3%, 40.2% 수준이었다.
선택진료비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단일 항목 중에서는 처치·수술료의 비중이 37.2%로 가장 컸지만, 영상진단·검사·마취 등 진료지원 부문에서 발생하는 선택진료비도 모두 더하면 41.4%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구나 선택진료 환자 가운데 "자발적으로 선택했다"는 대답은 59%뿐이었다.
선택진료제도에 대해 병원을 찾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환자는 37%에 불과했다.
지난해 기준 전체 선택진료비는 1조3천17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2004년 4천368억원의 3배를 웃도는 규모이다.
복지부는 기획단의 제안과 다양한 의견을 종합해 올해 연말까지 선택진료를 포함한 '3대 비급여 제도개선 방안 최종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