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AP/뉴시스】 미국의 도청 의혹 파문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미 국가안보국(NSA)이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 서비스 업체인 구글과 야후의 데이터센터에서도 몰래 침투, 정보를 빼돌린 정황이 드러났다.
30일 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WP)가 전직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우든으로부터 입수한 기밀정보를 인용해 NSA가 구글과 야후의 내부망에 침부해 이들이 지역별로 구축해놓은 서버로부터 대량의 정보를 빼내 NSA 본부로 보냈다고 전했다.
NSA가 빼낸 정보는 누가 이메일을 보내고 받았는지 정도만 알려주는 '메타데이터'는 물론 글이나 영상, 음성 등도 포함됐다.
WP에 따르면 작전명 '머스큘러(MUSCULAR)'로 붙여진 이 작업을 통해 NSA는 한 달 간 1억8000만여 건의 이메일 정보 등을 비밀리에 빼낸 것으로 추정됐고, 영국 정보통신본부(GCHQ)도 동참한 것으로 확인됐다.
WP는 앞서 폭로된 '프리즘(PRISM)'이 해외정보감시법원(FISC)의 허가를 거쳐 인터넷 업체로부터 정보를 제공받는 방식이라면 '머스큘러'는 광케이블로 연결된 인터넷 기업들의 서버에서 접속해 정보를 통째로 복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은 '머스큘러'의 이런 활동이 미국 영토 밖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자국민의 정보를 수집하지 못하게 한 미국법에 저촉되지 않을 수는 있지만 문제는 미국민과 연결된 정보에 대해 NSA가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바니 바인스 NSA 대변인은 이에 대해 "우리가 미국민의 정보를 대량으로 수집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NSA는 외국의 첩보 목표를 대상으로 정당하게 정보를 수집한다"고 주장했다.
이 가운데 구글의 최고법률책임자인 데이비드 드러먼드은 "국가기관의 염탐(스누핑·snooping)이 진행된 것로 드러났다"며 "우리는 정부가 우리의 내부 네트워크에까지 들어와 정보를 가로챘다는데 분노하며 이는 NSA 개혁이 시급하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밝혔다.
섀런 메런 야후 대변인도 성명에서 "야후는 데이터 센터 보안을 위해 엄격한 관리를 하고 있으며 NSA를 포함해 어떤 정부 기관에도 우리 데이터 센터에 접근하도록 허락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