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로이터/뉴시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지난 2010년부터 미 정보기관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전화를 도청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독일의 빌트 암 존타크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에게 도청 사실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고 밝혀 빍트지의 보도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오바마 대통령이 거짓말을 한 것이 된다.
독일은 지난주 미국이 메르켈 총리의 전화를 도청한 사실을 알고 독일 주재 미국 대사를 외무부로 불러 항의했었다. 이는 2차 대전 후 독일과 미국 간 돈독한 관계에 비춰볼 때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미 국가안보국(NSA)은 그러나 지난 2010년 케이스 알렉산더 NSA 국장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메르켈 총리에 대한 도청 사실을 보고했다는 빌트지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미국과 독일 정부 모두 이러한 빌트지 보도에 대한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빌트 암 존타크는 메르켈 총리에 대한 NSA의 도청 문제에 관련된 미 정보기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오바마 대통령이 도청 사실에 대한 보고를 받고도 도청을 중단하라고 지시하지 않고 도청을 계속하도록 허용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어 "오바마는 메르켈을 신뢰하지 않았으며 메르켈에 대한 더 많은 정보 수집을 원했고 독일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했다"고 덧붙였다.
NSA의 바니 바인즈 대변인은 그러나 "알렉산더 국장이 메르켈 총리에 대한 도청 문제를 오바마 대통령과 논의한 적이 결코 없다. 빌트 암 존타크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력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빌트 암 존타크는 미국의 독일에 대한 도청은 메르켈 총리의 전임자였던 게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가 조지 W 부시 전 미 대통령의 이라크전쟁에 반대하면서 처음 시작됐으며 곧바로 메르켈 총리에게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신문은 미 대사관에서 일하는 18명의 NSA 도청팀이 수집한 정보를 NSA가 아니라 백악관에 직접 보고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