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이후 전셋값 상승률이 임금상승률보다 2배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 소득으로 전셋값 상승분을 감당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28일 고용노동부와 부동산114에 따르면 5인 이상 사업체의 월평균 명목임금은 2008년 256만9000만원에서 올해 7월 313만1000원으로 21.8%(56만2000원)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평균 전셋값 상승률은 3.3㎡당 370만7000원에서 540만7000원으로 45.9%(170만원) 올라 임금상승률의 2배를 웃돌았다. 이달 기준 3.3㎡당 평균가격은 565만7000원으로 최근 몇달새 전셋값 상승폭이 더 커졌다
전셋값 상승률은 △2009년 7.86% △2010년 9.33% △2011년 14.28% △2012년 3.39%로 지난해 안정됐다가 올 들어 다시 치솟고 있다. 10월 현재 9.54%나 올라 현 추세대로라면 2011년에 육박할 전망이다. 다만 비슷한 상승폭이라도 절대치가 커졌다는 게 문제다. 2009년의 10%는 3.3㎡당 40만원이었지만 지금의 10%는 57만원이나 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서민들이 임금만으로 전셋집을 구하는 것은 더욱 힘들어졌다. 예컨대 2008년엔 근로자가 66㎡ 아파트 전셋집(7414만원)을 구하려면 29개월 가량의 월급을 모으면 됐지만 올 10월 기준으론 전셋값이 1억1314만원으로 올라 36개월(지난 7월 명목임금 기준)을 꼬박 모아야 한다. 소득으로 전셋값 상승분을 감당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자 서민들의 가계부채만 급격히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지난 2008년 8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23조4000억원으로 연평균 28.7%씩 증가했다. 2011년엔 무려 42.2%나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올 들어서도 증가세가 이어져 지난 6월 기준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25조5000억원을 기록 중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예전엔 순자산이었던 전세자금이 임금상승률을 넘어섬에 따라 부실 자산화되면서 가계부실로 이어지고 있다"며 "서민들의 주거비 고통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전셋값 고공행진에 따른 서민들의 주거불안과 가계부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목돈 안 드는 전세 등 실효성 없는 대책들보다 전월세 상한제 도입, 민간 임대주택 활성화 등 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고민할 때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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