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28일 자율형사립고의 학생선발권을 유지시키는 내용이 포함된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 확정안을 발표한 가운데 교육관련 단체들은 자사고 반발에 밀린, 소위 '일반고 살리기 포기안'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송인수 대표는 "정책이라고 말할 수도 없는, 기존 시안에서 완전히 후퇴한 안"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아무리 면접으로 보고, 교과 성적을 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 속에서 성적이나 유사한 부분들을 확인하는 방식의, 변칙적 방식들은 계속될 것"이라며 "현재 외국어고 등을 보면 알 수 있지 않나"고 반문했다.
그는 "자사고들의 요구 자체가 선발권을 통해 우수 학생들을 뽑고자 한 것 아니냐"며 "이번 안은 완전히 누더기 안"이라고 비판했다.
교원단체 좋은교사운동 김진우 대표 역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 빠졌다"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자사고의 집단적 반발에 밀려 그나마의 개혁을 하려고 했던 것이 좌절됐다"며 "대부분의 교사들은 자사고의 선발권 폐지를 지지하고 있었는데, 어이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걸로 일반고 역량강화가 되겠나, 영양가 없는 얘기"라며 "사실 일반고 역량강화안의 핵심적인 부분이 자사고 학생선발권 폐지 부분이었는데 그 부분에 대해 아무런 설명 없이 포기했다"고 강조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하병수 대변인은 "일반고 슬럼화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자사고의 학생선발권이었다"며 "정부의 이번 정책은 일반고 살리기 대책을 전혀 마련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 대변인은 "자사고 재단과 학부모들에게 정부가 밀린 것"이라며 "교육부는 전체 학부모를 중심에 두고 판단해야 하는데 특정 학부모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교육부는 지난 8월 자사고의 선발 방식을 성적 제한 없는 '선지원 후추첨' 방식으로 하겠다는 내용의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 시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시안 발표 이후 자사고 재단, 학부모 등 자사고 관계자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쳐 공청회가 무산되는 등 정책 확정에 어려움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