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대 제3회 한·일 신학자 학술회의는 기술문명적 재난 등 현대의 고난에 대한 신학적인 논의의 시간으로 진행됐다.   ©오상아 기자

장로회신학대학교(총장 김명용)가 '현대의 고난문제-대재앙, 비탄, 죽음'이란 주제로 제3회 한·일 신학자 학술회의 개최했다.

지난 25일 오전 9시 장로회신학대학교 세계교회협력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 '현대의 대재난에 대한 고찰-기술문명적 재난의 신학적 의미에 대하여'란 주제로 발제한 장신대 현요한 교수(조직신학)는 "성경 자체가 모든 재난이나 질병이나 사고를 하나님의 징벌이나 심판으로만 보지는 않는다"며 "욥기는 그런 관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현 교수는 "욥은 아무 이유 없이 고난을 당한다"며 "기술문명적 대재난을 만날 때 '신이 옳으냐'고 신정론적인 질문을 던지기에 앞서서 일차적으로 인간 스스로에게 '인간이 옳으냐'고 인정론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관점 전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욥기를 신정론적인 관점에서 읽는다. 그러나 욥기를 인정론적인 측면에서 읽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이 발표에 논찬자로 나선 일본기독교단 세이가쿠인 교회 히가시노 히사시 이사는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이후 고난의 문제 앞에 어떻게 서야할까 직면해 있었다"며  "이번 발표를 통해 하나님의 의로움을 묻는 자세(신정론)에서 사람의 의로움을 묻는 시각(인정론)으로 나아가 주님을 찬송하는 데까지 나아가는 것을 생각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욥기는 고난 해결의 기미가 보였는데 현재 동일본 대지진은 어떠한가? 어떠한 감사를 돌릴 수 있느냐?"는 질문에 히가시노 이사는 "더 좋아지냐 나빠지느냐는 이 세상 끝나는 시점을 가보기 전까지는 모르는 것이다"며 "아직까지 지속하고 있는 지상의 삶을 통해 고난을 경험하며 하나님과 새롭게 만날 때 새로운 찬송이 나온다"고 답했다.

이어진 "하나님의 뜻과 섭리는 고난 안에 있는가? 고난을 경험한 인간이 기도하며 하나님과 마주하는데 하나님의 뜻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현요한 교수는 "두가지 다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천적으로는 고난을 경험하고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경험하고 느끼는 후자 쪽이 실천적으로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덧붙여 그는 "고난이 '고난' 자체로 인간의 죄에 대한 심판일 수 있지만 성경 메세지를 종합해서 볼때 고난 자체가 하나님의 속성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고난이 오는 것을 보면 경우에 따라서는 심판만이 아니라 더 나은 인간 더 나은 사회가 되도록 도우시는 방편일 수 있다"고 답했다.

현 교수는 이날 '눅 13:1~5'도 인용했다.

"그때 마침 두어 사람이 와서 빌라도가 어떤 갈릴리 사람들의 피를 그들의 제물에 섞은 일로 예수께 아뢰니 대답하여 이르시되 너희는 이 갈릴리 사람들이 이같이 해 받으므로 다른 모든 갈릴리 사람보다 죄가 더 있는 줄 아느냐 너희에게 이르노니 아니라 너희도 만일 회개하지 아니하면 다 이와 같이 망하리라 또 실로암에서 망대가 무너져 치어 죽은 열여덟 사람이 예루살렘에 거한 다른 모든 사람보다 죄가 더 있는 줄 아느냐 너희에게 이르노니 아니라 너희도 만일 회개하지 아니하면 다 이와 같이 망하리라"

그는 "예수님은 초점을 그들의 죄가 아니라 질문한 사람들의 죄의 문제로 옮겨서 그들의 회개를 촉구하셨다"며 "너희도 만일 회개치 아니하면 다 이와 같이 망한다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현 교수는 "우리가 주변에서 어떤 재난을 당한 사람들을 볼 때 그들만의 죄에 대하여 책망하고 그들의 회개를 요구하는 것은 매우 주의를 요구한다"며 "그런 재난에 대해 인간의 죄악과 부패에 대한 하나님의 경고 그리고 회개를 촉구하시는 의미를 찾아볼 수는 있지만, 그것이 결코 그들만의 죄가 아니라 '우리의 죄, 나의 죄'의 문제라고 회개할 문제이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미츠하루 아쿠도 세이카쿠인대 총장은 <살아남은 자와 죽은 자의 구원- 동일본대재해 이후의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의 희망> 이란 주제로 발표했으며 장신대 배요한 교수가 논찬했다. 앞서 개회예배에서는 장신대 김명용 총장이 설교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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