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여주지청장은 21일 국회 법사위에서 '국정원 트위터 정치·선거글' 수사 내용을 "(지휘부에)보고했다"고 밝혔다.
윤 지청장은 '국정원의 SNS 트위터 문제를 발견하고 지검장에게 보고했느냐'는 야당 의원의 질문에 "네. 보고했습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이는 윤 지청장이 조영곤 중앙지검장, 이진한 중앙지검2차장 등 상부에 대한 사전 보고나 결재를 받지 않고 독단적으로 영장을 전결처리하고 공소장 변경허가를 신청했다는 지휘부 입장과는 상반된 것이다.
윤 지청장은 또 "체포영장은 16일 청구했다.15일 안산지청에서 수원지검 관내 지청장 회의가 있어서 일과 중에는 검사장께 보고할 수 없어서 박형철 부팀장(공공형사수사부장)한테 보고서를 준비해서 내가 돌아오면 검사장 댁을 찾아가서 보고를 드릴수 있도록 지시했다"말했다.
윤 지청장은 작성된 "수사 보고서와 향후 계획을 갖고 15일 밤 검사장 집을 찾아가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소장 변경 신청은 사안이 중하다고 생각해 그렇게 했다"며 "공소장 변경 신청은 4차례 검사장의 재가를 받았다. 부팀장이 (검사장에게서) 2번 승인을 받았고, 검사장 방에서도 2번 구두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트위터 계정과 관련된 내용물도 보고서에 담아 신속한 체포와 압수수색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고서에 적시하고 향후 수사계획을 적어 검사장 댁에 들고 갔다"고 덧붙였다.
윤 지청장은 "국정원 직원들을 빨리 돌려보내라는 지시가 내려와서 사안이 중하고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하룻밤을 재우거나 구속 수사를 해야한다고 박 부장을 통해 보고받았다"며 "그러다가 중간에 직무배제명령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원)직원들을 빨리 석방시키라, 압수물 돌려줘라는 지시가 왔길래 외압이 들어오는걸 보니 수사해서 기소도 제대로 못하겟다고 판단해서 검사장 지시를 수용할테니 추가적 공소장 변경요청을 내일 할 수 있게 요청을 드리라고 보고했다"며 "박 부장이 검사장께서 승인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윤 지청장은 다만 '현재 직무배제된 이유가 상부가 국정원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보느냐', '국정원 수사를 제대로 하고 있기 때문에 좌파검사, 친 민주당이라고 하는데 억울하냐'는 질문에는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반면 조 지검장은 이날 국감에서 "절차에 흠결이 있었다"면서도 검찰 내부의 진상조사가 진행중인 점을 들어 구체적인 보고과정이나 상황의 문제점은 밝히지 않았다.
앞서 지난 17일 조 지검장은 국정원 옛 심리전단 직원에 대한 체포·압수수색 영장 발부 및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에 대한 공소장변경허가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하는 과정에서 사전 보고·결재를 하지 않은 점을 문제삼아 직권으로 윤 지청장을 직무에서 배제했다.
이와관련해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검사장이 윤 지청장으로부터 보고와 결재를 못 받았다고 했지만 윤 지청장은 15일 밤에 보고를 했다고 말한다. 보고하고 결재받은 바 없다는 검찰의 기존 발표는 잘못된 브리핑 아니냐"라고 따져 물었다.
일부 여당 의원은 윤 지청장의 발언 등을 놓고 '제2의 검란', '항명' 등의 격한 표현을 써가면서 거세게 비판했다. 또 조영곤 검사장에게 제대로 지휘하지 못했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진실을 밝히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진실을 밝히려는 게 어떻게 항명이 될 수 있나. 이는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