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연구원 느헤미아가 주최하는 느헤미아 포럼이 '신학교육, 무엇이 문제인가?' 한국 신학교육의 현실과 과제(I)라는 주제로 17일 저녁 홍대입구역 기독연구원 느헤미아에서 열렸다.
이날 발제를 맡은 숙명여대 이만열 명예교수는 '한국신학의 새로운 미래를 기대한다'란 제목으로 한국신학의 한계를 이야기하며 문제제기부터 시작했다.
한국교회가 성장한 만큼 한국사회에 영향력을 미치지 못한 이유를 이분법적 신앙행태와 그릇된 복(福) 사상에서 찾았고, 특히 제대로 된 자기 신학을 갖지 못한데서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토착화신학과 민중신학을 제외하고는 (한국교회가) 자기 신학에 대한 고민조차 가진 것이 없다"고 지적하고, "130년이 넘는 한국의 프로테스탄트는 세계교회에 내 놓을 신학은 물론이고, 신학자조차 아직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는 "한국 교계가 창의적이거나 자기색깔과 다른 신학을 용납할 만큼 관용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신학화를 창의적으로 해 나가려면 소속교단으로부터 퇴출당할 수도 있다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더해 이 교수는 "한국 신학계가 아직도 '근본주의'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남이 제공하는 '번역신학' '수입신학'에 머물러 자기 문제를 스스로의 고민과 영성으로 극복해 가는 자기 신학화의 노력조차 보이고 있지 않다"고도 했다.
이만열 교수는 "상황을 문제의식으로 승화해 그것을 성경과 영성에 의해 풀어가는 것이 신학화의 작업이요, 그 결과가 신학의 내용"이라고 말하고, "학문에 다양성이 있듯 신학도 마찬가지"라며 "시대·지역마다 다른 신학이 있던 것은 그 때문"이라 했다.
덧붙여 "한국에서 신학한다는 것은 한국의 전통적인 지적 풍토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서양이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을 원용했듯이, 한국과 동양은 불교철학과 성리학의 이기철학과 교류하며 우리의 신학을 세울 수 없을까"라고도 했다.
또 이 교수는 그 동안 WCC 대회 주제 선정이 시대적 상황을 고려해 왔던 점을 원용해 "한국에는 평화의 신학, 화해의 신학이 벌써 도출되어 한국 사회의 병적 고질들을 치유하는데 도움을 줬어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만열 교수의 발표 외에도 전 고신대 총장 황창기 교수의 '기존 신학교, 무엇이 문제인가?'와 일산은혜교회 강경민 목사의 '목회현장에서 본 신학교육' 등의 발표와 패널토론이 이어졌다.